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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문인협회가 추천하는 이달의 지역작가 도서 4권]

2026-05-01 06:00
동백꽃 세 번 피는 까닭은

동백꽃 세 번 피는 까닭은

◆동백꽃 세 번 피는 까닭은/여혁동 지음/북랜드/136쪽


라온현대시인선 열다섯 번째 작품집이자 여혁동 시인의 네 번째 시집 '동백꽃 세 번 피는 까닭은'은 가족애와 삶의 성찰, 자연에 대한 경외, 신앙적 찬양으로 이어지는 일관된 시 세계를 집약한 시집이다.


이번 시집은 크게 1부 가족, 2부 삶, 3부 자연, 4부 찬양으로 구성돼 있으며, 시인은 인간 존재의 근원적 정서를 따뜻하고 담백한 언어로 풀어낸다.


1부 '가족'에 실려 있는 '엄마의 김치' '친정엄마' '주름진 손' '카네이션' 등의 시편들은 부모와 자식, 부부와 손주로 이어지는 사랑과 희생의 정서를 담고 있다. 특히 어머니의 헌신과 모성을 중심으로 사랑과 희생의 정서를 따뜻하게 그려내며,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적 뿌리가 된다. 2부 '삶'에서는 '세월에게' '삶의 척도' 등을 통해 인간 존재와 시간의 의미를 담담하고 직설적인 언어로 풀어내 공감을 넓힌다. 3부 '자연'에서는 표제작 '동백꽃 세 번 피는 까닭은'을 비롯해 생명의 순환과 존재의 의미를 탐색한다. 동백꽃이 하늘과 땅, 그리고 가슴에서 다시 피어난다는 상징은 상처와 사랑, 생명의 지속성을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마지막 4부 '찬양'에서는 '순례자의 길' '기도의 자리' 등을 통해 삶과 자연에 대한 성찰이 신앙적 찬미로 확장되는 시인의 세계관을 보여준다.


문학평론가 신상조는 이 시집을 "가족·삶·자연·찬양이라는 네 축으로 이어진 일관된 시 세계"로 평가하며, "간결하고 진솔한 언어가 독자와의 소통을 강화한다"고 분석했다.


'동백꽃 세 번 피는 까닭은'은 인간의 삶을 세 번 피어나는 꽃으로 형상화하며, 독자의 가슴에 오래 남는 따뜻한 울림을 전한다.


푸른 밤이 휘어지다

푸른 밤이 휘어지다

◆푸른 밤이 휘어지다/이유환 지음/시산맥사/140쪽


이유환의 네 번째 시집 '푸른 밤이 휘어지다'가 제49차 시혼 감성 기획 시선 현상 공모 당선 시집으로 '시산맥사'에서 지난 3월에 출간됐다. 표제 시 '푸른 밤이 휘어지다'를 포함해 총 63편을 수록한 이번 시집은 감성과 지성을 기반으로 실존의 근본 범주인 시간과 자아, 말과 사물, 빛과 어둠의 현상(학), 자연과 현실 등의 주제가 잘 드러나 있다.


그의 시는 간결하면서도 행간의 깊이가 있고,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롭다. 목마름 같은, 깊고 푸른 밤의 잠언 같은, 몸 같은, 달과 새벽 같은 이미지가 크게 돋보인다. 전통 서정시를 지향하면서도 새로운 시의 가능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그는, 몸과 신체화된 의식을 중심으로 본래와 면목의 서정(성)을 추구한다. 그런가 하면 이유환의 시에는 고유한 시선과 마음, 즉 절실한 내면의 응시와 존재 탐구가 있다. 이는 "내 안의 나는 깊은 어둠이다. 현(玄)이다. 대소와 유무 등 온갖 묘함으로 들어가는 문이자 현관인 그것은 모든 가능성을 품은 존재의 심연"이라는 해설(김상환 문학평론가)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의 시 '걸음걸음/ 무릎 연골 속/ 뻐꾸기 울음소리가/ 오디빛이다 … 휜, 푸른 밤/ 달이 깊다'('푸른 밤이 휘어지다')를 보면, 유니크한 감각과 사유의 깊이도 느껴진다. 또한 개인의 내면과 성찰 못지않게 고통과 상처, 그리고 타자의 윤리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것은 길 위의 인간과 삶에 대한 연민에서 비롯된다. 이유환 시는 '살아 있음의 기쁨이자 생명의 아름다움'이란 사실을 이번 시집은 특징적으로 보여준다.



아버지의 시간

아버지의 시간

◆아버지의 시간/박상옥 지음/만인사/90쪽


박상옥 시인의 시집 '아버지의 시간'은 연륜의 깊이가 어떻게 새로운 시적 감각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다. 일흔을 넘긴 원로 시인이지만, 그는 과거의 회고에 머무르지 않고 오히려 시간의 본질을 현재의 숨결 속에서 새롭게 길어 올린다. 이 시집에서 '아버지'는 단순한 가족적 존재를 넘어 삶과 기억, 존재의 근원을 상징하는 중심축으로 자리한다.


특히 '아버지의 시간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라는 시적 인식은 시간에 대한 통념을 전복하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내는 미학적 성취를 보여준다. 이는 지나간 것들이 결코 사라지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숨쉬고 있음을 일깨운다. 시인은 이러한 깨달음을 통해 삶의 연속성과 존재의 깊이를 탐색하며, 독자에게도 자신의 시간과 기억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또한 시집 전반에 흐르는 붉은 색채의 이미지는 생의 뜨거움과 맥박을 상징하며, 아버지라는 존재가 지닌 사랑과 희생, 그리고 남겨진 온기를 감각적으로 환기시킨다. 절제된 언어 속에서도 울림은 크고, 담담한 어조 속에서도 깊은 정서가 파문처럼 번져 나간다. '아버지의 시간'은 단순한 회상의 시집이 아니라, 시간과 존재를 사유하는 한 편의 철학적 서정시라 할 만하다. 노시인의 성숙한 시선과 내면의 깊이가 어우러져,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지금 이 순간'의 의미를 다시 묻는 귀한 시적 성과로 다가온다.


김선굉 시인은 해설에서 "박상옥은 이번 시집에서 보편적인 서정을 뛰어넘어 내면의 깊은 지층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굴해 내는 속 깊은 서정을 펼치고 있다"고 평했다.


마법보다 강한

마법보다 강한

◆마법보다 강한/박진미 지음/도서출판 진서/58쪽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고치고 싶지만 쉽게 바뀌지 않는 습관'의 문제를 따뜻하고도 생동감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주인공 미루는 손톱을 깨무는 버릇을 버리지 못해 늘 고민한다. 손톱 밑이 빨갛게 드러날 만큼 반복되는 행동은 엄마의 꾸중과 친구들의 시선에도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한 달 안에 손톱을 1㎜라도 기르면 원하는 것을 사주겠다는 제안을 하고, 미루는 처음으로 변화의 의지를 품게 된다. 하지만 약속의 마지막 날이 다가오도록 습관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다급해진 미루는 결국 마법의 힘을 빌리기 위해 마녀를 찾아 나서고, 우연히 마녀의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 과연 마법은 미루의 손톱을 자라게 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오랜 습관까지 단숨에 바꿔 줄 수 있을까.


이 작품은 흥미로운 판타지 설정 속에서 '변화'의 본질을 차분히 되짚는다.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마법처럼 얻을 수 있는지, 아니면 스스로의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지를 자연스럽게 묻는다. 짧지만 밀도 있는 전개와 공감 어린 서사는 어린이 독자에게는 재미와 용기를, 어른 독자에게는 습관과 성장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전한다.


눈에 보이는 마법은 순간의 놀라움을 선사하지만, 보이지 않는 마음의 힘은 우리의 삶을 오래도록 바꾸어 놓는다. 결국 이 동화는 '마법보다 강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며, 작은 실천이 만들어 내는 변화의 힘을 잔잔하게 일깨워 준다.


책을 덮는 순간, 우리는 이미 작은 마법을 경험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바로 '마음'이라는 이름의 가장 강한 힘이다.


정리=김형범 대구문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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