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경기 18골 퍼부었지만 실점은 ‘리그 꼴찌급’… 화력의 역설에 갇힌 대구
‘데뷔전 완승’ 최성용호, 최소 실점 1위 수원삼성 방패 뚫고 반등 증명할까
지난 3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펼쳐진 K리그2 10라운드 경남전에서 세징야가 페널티골을 성공시키자 최성용 대구FC 감독이 환호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대구FC 제공>
'화력(火力)은 리그 최강, 방패는 리그 꼴찌'
대구FC의 2026년 봄은 이 역설 속에 갇혀 있었다. 개막 3연승의 기세는 뚝 끊겨 5경기 연속 무승(2무 3패)의 늪에서 허우적댔다. 결국, 구단은 '사령탑 교체'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지난 3일 최성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자마자 경남FC를 2대 0으로 돌려세우며 멈췄던 대구의 시계추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오는 9일 대구가 상대할 팀은 리그 2위의 거함, 수원삼성이다.
K리그2에 내려온 대구의 성적표는 기묘하다. 7일 현재 9경기에서 18골을 퍼부었다. 1위 부산 아이파크(10경기 21골)를 빼면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창이다. 세징야의 공격력과 에드가의 헤더 득점은 여전히 리그 최상위권. 반면, 대구의 고질은 방패다. 실점(17)이 15~17위 팀들과 맞먹는 수준이다. 한마디로, '(골을) 넣어도 그만큼 내주는' 부실한 뒷문이 1부 승격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 감독 역시 취임 인터뷰에서 "수비 조직력 재건"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반면, 이정효 감독의 수원삼성은 거함답다. 견고하다. 10경기 실점이 단 7점. 경기당 실점 0.7점대로 한 골이 채 안돼 리그에서 가장 적은 수치다. '짠물 수비'로 리그 2위를 수성하고 있지만 최근 이 흐름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9라운드에서 선두 부산을 3대2로 꺾었으나, 이어진 수원FC전에서 1대3 역전패를 당했다. 앞선 8경기에서 단 2실점에 그쳤지만, 최근 2경기에서는 무려 5실점을 허용했다. 독기가 오른 '수원성(城)'의 방패를 대구의 화력이 뚫어낼 수 있느냐가 이번 일전의 승부처다.
대구는 현재 승점 14점으로 6위에 머물러 있다. 선두권과의 격차를 좁히려면 이번 원정 승리가 절실하다. 여기서 패한다면 '감독 교체 효과'는 반짝 이벤트로 끝날 수 있다. 수원을 꺾는다면 선두권 경쟁에 본격적인 불을 지필 수 있다.
경남전 승리 후 최 감독은 선수들과 뜨겁게 포옹했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에서 감동의 유통기한은 짧다. 화려한 공격 뒤에 가려진 실점의 공포를 깨끗하게 지워내야 한다. 최성용호의 진짜 항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최 감독은 "수원의 수비 특성을 잘 인지하고 있다. 뒷공간에서 기회를 만드는 플레이를 준비중"이라면서 "그 기회를 효과적으로 살리느냐가 득점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구가 수원삼성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가운데, 두 팀의 승점 차는 8점이다. 경기는 오는 9일 오후 4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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