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진 소설가
1813년 5월22일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가 태어났다. 독일 낭만주의 오페라의 전성시대를 개척한 바그너는 음악극이라는 새 장르를 창시했다. 음악극은 가창 중심의 오페라를 뛰어넘어 문학적·연극적 요소와 음악적 요소를 더욱 긴밀하고 고차원적으로 결합시킨 악극이다.
바그너가 대본의 사상적 내용을 중시하는 악극의 창시자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남다른 이력 덕분이었다. 바그너는 본래 극작가가 되려는 꿈을 가진 청년이었다. 그에게는 글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려는 욕구가 잠재되어 있었고, 훈련을 통해 그 능력을 길렀다.
바그너의 초기 대표 문장은 1849년 발표작 '미래의 예술-작품'이다. 이 글에서 바그너는 총체예술이라는 개념으로 오페라의 비전을 설명했다. 총체예술은 음악, 노래, 춤, 시, 시각 예술, 무대 기술 등이 종합된 종합예술작품이라는 뜻이다.
바그너는 보통의 오페라 작곡가들과 달리 대본을 직접 썼다. 그는 자신이 쓴 오페라 대본을 '시'라 했다. 바그너의 사례는 일반인의 여가생활에 대한 시사점을 준다. 일반인의 문화, 즉 대중문화는 부정적으로 말하면 대중이 주체가 되어 만들어낸 문화가 아니라는 특성이 있다.
기업이나 커뮤니케이션 기구가 이윤 획득을 목표로 하나의 상품을 제작해 대량으로 유통시키면 대중은 그것에 열광한다. 문화발전을 도모해서가 아니라 권력과 돈을 얻으려는 누군가에 의해 정밀하게 계산되고 창조된 문화상품은 당대 사회의 문화 전반을 격하시킨다.
그 결과 대중은 여가생활까지도 객체로 전락해 이용당한다. 대중가수의 콘서트에 몰려다니며 그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프로선수들의 운동경기를 자신은 움직이기는커녕 먹고 마시며 구경만 하다가 오히려 비만해진다.
1885년 5월22일 세상을 떠난 빅토르 위고는 '노트르담의 곱추', '레 미제라블' 등 걸작을 남겼다. 나폴레옹 3세의 쿠데타에 반대하다가 국외 망명 생활 19년을 겪은 위고의 명작들을 종교 권력은 금서로 지정했다.
바그너도 작센 국왕 프레드릭 2세의 독재에 맞서다가 12년 동안 해외를 떠돌아다녔다. 인간은 창의성을 발휘하고 주체성을 지키면 삶의 주인이 되고, 그렇지 못하면 권력과 자본의 객체로 떨어져 살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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