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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완 칼럼] 민선 9기 대구, ‘압축성장’ 신화 써라

2026-06-04 01:00

박정희 개발독재 시대 방식
제조업 중흥 DNA 살려야
산업구조 개편 공격적 투자
6·3 공약 액션 플랜 마련도
시장 ‘공감 감수성’ 중요해

박규완 논설위원

박규완 논설위원

민선 9기 대구 4년을 이끌 조타수가 결정됐다. 초박빙 선거 판세에서 생환한 서사가 이미 압도적 기량이다. 하지만 능력 증명은 이제부터다. 천근만근의 과제들이 산적해 있어서다. GRDP(지역내총생산) 제고는 특히 난삽한 현안이다. 저성장이 뉴노멀이 된 상황. 더욱이 대구는 지난 2년간 마이너스 성장으로 뒷걸음쳤다. 전국 평균을 넘어서는 성장률 달성이 어찌 쉬우랴.


'압축성장'에 길이 있다. 개발독재 시대의 압축성장 방식으로 대구의 잃어버린 30년을 보전(補塡)해야 한다. 당연히 신임 시장 재임 4년은 경제 고도화를 위한 '압축의 시간'이 돼야 한다. 압축성장은 고차적 해법을 소구한다. 저성장 시대에 압축성장은 변주(變奏)다. 조타수의 고난도 역량이 필요하단 얘기다. 박정희 대통령의 계획경제 및 제조업 중흥 DNA를 살려 압축성장의 공식을 만들어야 한다. 성장률을 높이려면 공격적 투자가 필수다. 민간 투자를 유인하는 한편 적극적인 공공투자로 마중물 역할도 해야 한다. 재정 건전화에만 목맬 이유는 없다. 미래지향적 산업구조 개편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제조업의 근력을 키워야 한다.


무엇보다 대기업 유치가 절박하다. 부산은 HMM 유치를 매개로 해사전문법원 개청, SK해운 이전까지 확정해 글로벌 해양수도를 꿈꾼다. 현대차의 9조원 새만금 투자에 고무된 호남은 투자지도를 다시 그리는 중이다. 대구는 아직 빅 이벤트가 없다. 16개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AI·반도체 관련 선거공약이 하도 많아 "전국이 실리콘밸리가 될 판"이란 냉소까지 나온 처지다. 대구시는 '장밋빛 공약'의 구체적 액션 플랜을 내놓아야 한다. 6·3 공약을 제대로 실행하면 선거 때 쟁점이 됐던 '대구 GRDP 150조원'이 불가능하지 않다. 차라리 공수표 남발이 대구경제를 침잠시킨다. 대구의 3대 병목 신공항, 취수원 이전, 대구경북통합도 압축성장 방정식을 대입해 속도전을 펼쳐야 한다.


'공감 감수성' 또한 중요한 덕목이다. 시민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6억원의 예산을 들여 광화문 광장에 '감사의 정원'을 조성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감 감수성 결여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23개의 거대한 석재 조형물을 세워 시민 공간을 침탈하고 광장의 고유 기능을 훼손했다. 한국전쟁 참전국을 기린다는 '받들어 총' 의제와 조형물의 조악한 외관은 광장의 상징 세종대왕 동상과 전혀 궁합이 맞지 않는다. 부조화의 극치다. 예산 낭비 전시 행정의 전형적 사례라 할 만하다.


대구시 역시 민선 8기 시기 일방 행정이 비일비재했다. 취수원 구미 해평 이전을 없던 일로 돌리고 안동댐 원수 사용을 밀어붙였으며, 대구 도시 슬로건을 '컬러풀 대구'에서 '파워풀 대구'로 바꿨다. 안동댐 물 이용 방안은 막대한 예산과 수질, 환경 문제로 반대 여론이 상당했고, 도시 슬로건 변경은 시민 협의 절차를 생략했다. 대구문화재단 등 6개 기관을 통폐합해 출범한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효율의 명분은 살리지 못하고 폐해와 갈등만 불거졌다. 철제차륜 AGT 방식의 대구도시철도 4호선 차량 선정도 시민 공감을 우선했더라면 차제의 혼란과 찬반 논쟁은 없었을 터다.


사회학자 존 게르제마와 전기작가 마이클 단토니오가 세계 주요 국가 6만4천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리더가 갖춰야 할 조건' 1위로 '공감 능력'을 지목했다. 대구시장 당선인이 빠르게 체화(體化)해야 할 화두는 '압축성장'과 '공감 감수성' 아닐까 싶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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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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