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경북 내 여권 새로운 교두보로…구미·포항보다 높은 지지세 확인
농촌 지역 국힘 철옹성 건재 속 보수 쏠림 현상은 소폭 완화
경북 투표율 비교 관련 그래픽<그래픽=생성형AI>
6·3 지방선거에서 '콘크리트'로 불리는 경북지역의 '보수 지형'에 의미 있는 균열이 감지됐다.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및 기초단체장을 대부분 가져간 외형은 유지됐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전체 득표율이 직전 선거에 비해 유의미한 상승을 보인 것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에서 뚜렷한 '돌풍'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돼 눈길을 끌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에 따르면, 제9회 경북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오중기 후보는 32.75%를 득표했다. 이는 직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같은 당 임미애 후보가 기록했던 22.04%보다 10%포인트 이상 뛰어오른 수치다.
전반적인 민주당의 상승세 속에서도 가장 이목을 끄는 곳은 단연 안동이다. 안동의 이번 도지사 선거 결과를 보면, 민주당 오중기 후보가 43.39%를 얻어 도내 시·군 중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8회 지방선거 당시 안동에서 민주당이 28.22%를 얻는 데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무려 15%포인트 이상 지지세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셈이다.
이러한 기세는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안동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이삼걸 후보는 49.07%를 득표하며, 국민의힘 권기창 후보(50.92%)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초접전을 펼쳤다. 이 같은 안동의 표심 변화는 당초 민주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점쳐졌던 다른 도심 지역의 결과를 크게 뛰어넘는 것이어서 더욱 주목받는다.
청년 및 노동자 인구 비율이 높아 경북지역 내에서도 야권의 교두보로 여겨지던 구미와 포항에서 민주당의 지지세 상승이 있었지만 안동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구미의 경우 8회 도지사 선거에서 24.25%였던 민주당 득표율이 9회에는 34.46%로 올랐다. 포항 북구와 남구 역시 9회 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각각 38.75%, 36.32%를 얻어 선전했다는 평가다. 8회 지선 당시 포항 북구와 남구의 민주당 득표율은 각각 22.27%, 22.86%였던 것에 비하면 10%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이다. 특히 포항 북구에서 민주당 득표율은 직전 선거 대비 16.48%포인트 오르면서 경북에서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경북 지역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변화(8회 지선->9회 지선) 그래프 <그래픽=생성형AI>
반면 전통적인 농촌 지역에선 국민의힘의 '철옹성'이 건재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이번 경북도지사 선거에서 의성군(77.03%), 고령군(76.46%), 문경시(75.40%) 등에서는 70%대 중후반의 표가 국민의힘에 집중됐다. 다만 이들 지역도 8회 선거 당시 의성(77.93%), 고령(82.57%), 문경(80.87%)에서 보였던 결집력에 비해서는 보수 쏠림 현상이 소폭 완화된 경향을 보였다.
지역 정치권에선 경북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청도·성주·울진·울릉 4곳을 무소속 후보에게 내준 것도 균열의 한 단면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들 지역 모두 무소속 약진이라기보다 국민의힘 공천 불만에 따른 보수 분열의 성격이 짙다. 경북도민들도 국민의힘에 언제든 '회초리'를 들 수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북의 한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보수 색채가 짙었던 안동에서 구미나 포항보다 훨씬 높은 민주당 지지세가 나온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고향 효과'가 지역 바닥 민심에 강하게 작용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