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시설 관리 속 호국 교육 공간 역할 지속
참전국 후손도 찾는 호국 공간… 전시·추모 기능 이어가
노약자 관람 환경·전시 콘텐츠 보강 필요성 제기
대구 남구 앞산에 위치한 낙동강승전기념관이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안내하고 있다. 김현목 기자
"아빠 이거 진짜 전쟁 때 쓰던 거야?"
지난 3일 오전 대구 남구 앞산 자락에 위치한 낙동강승전기념관. 6·3지방선거일로 휴일이었지만 관람객은 많지 않았다. 입구엔 '6·25전몰 학도의용군 추념식'과 '자유와 평화를 위한 기억과 다짐의 달'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기념관 앞에 한국전쟁 참전국 국기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전시관 안은 비교적 한산했다. 과거 사용된 무기와 군 장비 모형, 전투 상황을 담은 기록물들이 관람객을 맞았다. 아이 손을 잡고 전시관을 찾은 부모는 장비를 가리키며 설명을 이어갔다. 야외 전시장에 전시된 전차와 항공기 앞에선 사진을 찍거나 발걸음을 멈추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기념관을 찾은 김수형(42)씨는 전시된 군 장비를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김씨는 "현충일도 다가왔고 휴일을 맞아 방문하게 됐다"며 "아들이 평소 밀리터리에 관심이 많은데 실물 크기 장비를 직접 보니까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했다. 또 "학교에서 6·25전쟁을 배우고 와서인지 전시 내용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발생하고 있어 좋은 경험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오전 부자가 대구 낙동강승전기념관을 찾아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김현목 기자
야외 전시장으로 나오자 분위기는 한층 여유로웠다. 잘 정돈된 수목 사이로 전차와 항공기 등이 질서 있게 놓여 있었다. 전시관 내부와 야외 공간 모두 정돈 상태가 좋았다.
낙동강승전기념관은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고 있는 가운데 개선사항도 눈에 띄었다. 대구지방보훈청은 낙동강 방어선전투 승전을 기념하고 젊은 세대들에게 전쟁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낙동강승전기념관을 6월 이달의 현충시설로 선정했다. 대구를 지켰던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나라사랑 정신을 전할 수 있어서다.
낙동강승전기념관은 대구시와 경북도가 1978년 착공, 1979년 6월 25일 준공했다. 2003년 국가보훈부 현충시설로 지정됐다.
기념관측은 기념관이 낙동강 전선과는 다소 떨어진 앞산에 들어선 것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건립 당시 두류공원 등 대구 시내 여러 후보지가 검토됐으며 최종적으로 앞산공원이 부지로 선정됐다. 당시 건립을 주도했던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과 자유총연맹 등이 후보지를 추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의 후방 거점 역할을 했던 지역이 대구였던 만큼 대구에 건립하는 것이 중점적인 이유로 보인다.
기념관 내부엔 6·25전쟁 관련 기록과 유물이 전시돼 있다. 야외엔 군 장비 전시장과 함께 남구 지역 참전유공자를 기리는 명비도 마련돼 있다. 학도의용군 6·25참전기념비도 자리해 이름 없이 전장에 나섰던 학도의용군의 희생을 기리고 있다.
학생과 군 관련 단체 방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창환 해설사는 "현충일이 있는 6월엔 예비역 장병과 현역 군인, 학군단 학생들, 중학생 단체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다"며 "설명을 유심히 듣고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도 많다"고 했다.
최근엔 외국인 방문객도 늘고 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후손들이 부모나 조부모로부터 전쟁 이야기를 듣고 기념관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해설사는 "해외에서 가족사를 통해 한국전쟁이 기억되고 있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낙동강승전기념관 앞에 한국전쟁 참전국 국기들이 게양돼 있다. 김현목 기자
다만 개관 47년을 맞은 시설인 만큼 개선 필요성도 제기된다.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관람 환경 개선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현재 건물 내부엔 엘리베이터가 없다. 거동이 불편한 관람객들의 층간 이동이 쉽지 않아 2층 전시실을 보기 쉽지 않다. 일부 전시물 역시 오랜 기간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고 칼빈소총 등 전쟁 당시 물품들이 빠져 있는 것에 대해 섭섭함을 표현하는 노년층 관람객도 있다.
추모공간이 좁은 것도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이 해설사는 "전몰 장병들의 희생을 기리는 공간이지만 규모가 다소 협소한 편"이라며 "더 많은 기록과 이야기를 담아 관람객들이 전쟁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어 "건물이 오래된 만큼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관람 환경 개선, 전시물 보강 등이 이뤄지면 더 많은 시민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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