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 대구시장 선거가 끌어올린 투표율
1995년 첫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역대 최고치 기록
출구조사 0.8%p 격차 초접전 양상에 보수·진보 동시 결집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인 3일 대구 달서구 진천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받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6·3 지방선거에서 대구의 최종 투표율이 64.2%(잠정)로 역대 지방선거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북은 60.8%로 전국 평균(61.0%) 수준을 기록했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번 선거 대구의 투표율은 1995년 첫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역대 지방선거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대구의 지방선거 투표율은 8회(2022년) 43.2%, 7회(2018년) 57.3%, 6회(2014년) 52.3%로 매번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주목할만한 지점은 '낮은 사전투표, 높은 본투표' 구도를 형성한 것이다. 지난달 29~30일 실시된 사전투표에서 대구는 18.65%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전국 평균(23.51%)보다 4.86%포인트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선거 당일 표심이 한꺼번에 쏠리면서 최종 투표율은 단숨에 역대 최고로 뛰어올랐다. 전체 유권자의 18%대만 참여한 사전투표와 달리, 선거 당일에는 45%가 넘는 유권자가 투표소를 찾았다. 사전투표에 소극적인 보수 성향 유권자가 선거일에 집중적으로 결집하는 'TK 특유의 투표 패턴'이 이번에도 재현된 셈이다.
이는 전국적인 관심을 받을 정도로 여야 후보 간 치열한 접전을 벌인 대구시장 선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에서도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49.1%)와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49.9%)가 0.8%포인트 안팎의 초박빙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의 한 정치평론가는 영남일보와 통화에서 "보수 결집은 물론 샤이 진보층(표심을 드러내지 않는 진보 유권자들)이 동시에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높은 투표율은 어느 쪽에 유리한 것이 아니라 각 진영 모두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끈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승리한 후보가 투표장으로 시민들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 구·군별 투표율의 경우 군위군이 79.8%로 가장 높았다. 자치구 중에서는 수성구가 66.8%로 최고를 기록했고, 이어 달성군(64.6%), 동구·달서구(64.0%), 중구(63.9%), 북구(63.2%), 서구(62.2%) 순이었다. 남구는 61.0%로 가장 낮았다.
2023년 대구로 편입된 군위군의 높은 투표율은 고령·농촌 지역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자치구 중 최고를 기록한 수성구는 전통적으로 정치 관심도가 높은 데다 이번 시장 선거의 핵심 승부처로 꼽혀온 지역이다.
경북의 최종 투표율은 60.8%로 전국 평균을 소폭 밑돌았다. 시·군별로는 울릉군(82.7%)·영양군(80.2%)·청송군(76.5%) 등 농촌 지역이 높았다. 반면 칠곡군(52.8%)·구미시(53.7%)·경산시(54.8%) 등 도농 복합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대구·경북 투표율은 잠정치로, 최종 집계 과정에서 소폭 조정될 수 있다.
한편 전국적으로 높은 투표 열기에 서울 및 수도권 일부 투표소의 용지가 부족한 초유의 사태가 불거졌다. 이에 허철훈 선관위 사무총장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국민의힘 측이 재투표를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어 이번 사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