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이장 드문 지역에서 주민 신뢰 얻어 장기 연임
투명한 회계 처리와 적극적인 민원 해결로 마을 환경 개선 주도
정선분 이장이 대심3리에 조성해 놓은 체육공원 쉼터에서 마을 자랑을 하고 있다. <장석원기자>
예천읍 대심3리 정선분(72) 이장은 2012년부터 14년 넘게 마을을 맡아온 예천지역 첫 대표적인 여성 이장이다. 예천에서 여성 이장이 드문 현실 속에서도 정 이장은 주민 민원 처리와 마을 환경 정비, 어르신 복지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며 주민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정 이장이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주민과의 신뢰'다. 그는 "상대방 마음을 읽어주고, 어르신들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며 "가정사든 마을 일이든 주민 편에서 듣고 움직이다 보니 좋아해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심3리는 예천읍에서도 규모가 큰 행정리로 꼽힌다. 가구 수가 많다 보니 민원도 적지 않다. 정 이장은 "민원이 들어오면 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읍사무소와 군청, 관련 부서에 부탁해 해결하려고 했다. 힘든 일도 많지만 해결되고 나면 보람이 크다"고 했다.
마을 변화도 적지 않았다. 정 이장은 취임 초기 지저분했던 도로변과 공터, 쓰레기장 주변을 정비하고 꽃동산과 체육공원 조성에도 힘을 보탰다. 그는 "예전에는 천막과 지주대가 어지럽게 놓여 있던 곳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깨끗해졌다"며 "주민들이 '마을이 달라졌다'고 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을 위한 활동도 정 이장의 주요 관심사다. 최근에는 숟가락 난타 교실을 비롯해 치매 예방과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마을에 유치했다. 정 이장은 "집에만 있으면 우울해지고 치매 걱정도 커진다"며 "어르신들이 밖으로 나와 웃고 움직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속 만들고 싶다"고 했다.
정 이장은 마을 회계와 행사 운영에서도 투명성을 강조한다. 경로당 총회와 각종 행사 결산을 꼼꼼히 정리해 주민들에게 공개하고, 영수증 처리도 철저히 한다. 그는 "돈이 들어가는 일은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며 "주민들이 궁금해하지 않도록 미리 정리해 보여주는 것이 신뢰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정선분 이장이 대심3리에 조성해 놓은 체육공원 쉼터에서 마을 자랑을 하고 있다. <장석원기자>
여성 이장으로서 겪은 편견도 있었다. 정 이장은 처음 이장을 맡을 당시 "여자가 무슨 이장을 하느냐"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그런 말을 하느냐고 답했다"며 "여성도 추진력 있게 마을 일을 할 수 있고, 남성보다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이장은 앞으로도 대심3리의 노후 주거지 정비와 생활환경 개선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그는 "마을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도와줘야 가능하다"며 "주민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있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봉사하는 자세로 일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부터 예천읍 대심1·3리 일원 14만3천㎡를 대상으로 2030년까지 총 180억원이 투입되는 노후주거지 정비 지원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정 이장은 사업 과정에서 주민들이 함께 모이고 소통할 수 있는 복합공간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가까운 시일 내에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복합건물이 들어서면 좋겠다"며 "그곳에서 요가와 노래교실, 숟가락난타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해 어르신들과 주민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은 단순히 집이 모여 있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고 웃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며 "주민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며 아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대심3리를 만드는 것이 마지막 목표"라고 덧붙였다.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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