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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수업시간에” 월드컵…대구 교사들 학습권 vs 응원 고민

2026-06-16 18:03
교실에서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는 학생들의 모습. 관련 영상이 유튜브 숏츠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Youtube shorts 캡처>

교실에서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는 학생들의 모습. 관련 영상이 유튜브 숏츠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Youtube shorts 캡처>

"사실 틀어주고는 싶은데, 옆 반 눈치도 보이고 민원도 걸려요…."


2026 북중미 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잔여 조별리그 2경기가 모두 평일 오전 수업시간에 열리면서 교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틀어주자니 학습권 침해 지적이 따르고, 막자니 학생들의 요청이 쏟아진다.


16일 대한축구협회 등에 따르면 한국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멕시코, 25일 오전 10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차례로 맞붙는다. 두 경기 모두 학교 일과시간이다.


고민의 발단은 1차전 체코전이 끝나면서다. 경기 당일 교실에선 응원하는 모습이 '학교에서 월드컵 보는 법', '월드컵 학교 실제 상황' 등 제목으로 각종 유튜브와 SNS에 잇따라 올라왔다.


일부 교사들도 경기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크다. 4년마다 돌아오는 월드컵을 학생들과 함께 즐기는 것도 교단의 또 다른 교육이자 함께 나누는 즐거움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의 통일된 방침 없이 교사 개인에 따라 경기 시청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도 많아 부담으로 작용한다. 옆 반은 수업 중인데 특정 학급에서만 경기를 볼 순 없는 노릇이다. 동료 교사의 시선과 학교 방침도 의식해야 한다.


대구 북구의 한 중학교 교사는 "반 학생들과 함께 응원전도 펼치고 싶지만, 혼자만 학생들에게 경기를 보여줄 순 없다"면서 "수업 시간에 경기를 보다가 관련 민원이 들어오면 시청 의도와 다르게 교사가 난처해진다"고 했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경북 예천의 한 고교에서 학교 측이 수업 중 경기를 보여준 교사를 파악해 책임을 묻는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를 본 학생은 성명문을 내고 학교 대응을 비판했다. 교사와 학생이 정서적 유대를 쌓는 교육이었다며 학교의 사과를 요구했다.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도 1차전 이후 수업 중 경기 시청 관련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가 경기 시청을 막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포털에 '월드컵'만 쳐도 수업 중 몰래 보는 방법이 검색된다. 유튜브에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영상도 올라와 있다.


반면 대구지역 사정은 조금 다르다.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지역 민원은 대부분 경기를 보여달라는 요청이다. 지난 15일 대구교육청 '시민의 소리'에 경기 단체 시청을 요청하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을 작성한 학부모는 "정규 수업도 중요하지만, 잠시 펜을 내려놓고 다 함께 나라를 응원하며 하나 되는 것도 또 하나의 교육"이라고 했다.


대구교육청은 당장 명확한 기준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수업 중 시청 여부는 학교장 재량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교육청 미래교육과 관계자는 "수업은 정상 운영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선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경기 시청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관여는 하지 않는다"며 "이후 경기 시청에 대한 부정적 민원이 들어온다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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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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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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