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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 결혼 20년 차 캄보디아 이주여성 김마리아씨, 대구경북 이주민 정착의 ‘든든한 가교’

2026-06-16 19:55

낯선 땅 막막함 딛고 전문지식 갈고닦아
주요 공공기관에서 통번역사로 활약해
위기 처한 결혼이주여성 지역 봉사단체 연계도

캄보디아에서 대구로 시집 온 김마리아씨가 한국산업인력공단 대구지역본부에서 전화모니터링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김마리아씨 제공>

캄보디아에서 대구로 시집 온 김마리아씨가 한국산업인력공단 대구지역본부에서 전화모니터링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김마리아씨 제공>

친정에 경제적 도움을 주겠다는 일념으로 캄보디아에서 온 결혼이주여성이 지역 사회에서 통번역사로 활약하고 있다. 주인공은 올해로 한국 생활 20년 차인 김마리아(45·대구 동구)씨다.


2006년 5월, 낯선 한국 땅을 처음 밟은 김씨는 하루빨리 일을 시작해 고향에 월급을 보내고 싶었다. 한국어가 서툴러 의사소통조차 쉽지 않던 시절, 그는 남편 이흥열(58)씨에게 "공장에서 일하고 싶어요"라는 문장만 반복해서 보여줬다. 그때마다 남편 이씨는 "돈은 나중에 벌어도 되니 지금은 오직 공부에만 전념하라"며 아내에게 학업을 강력히 권유했다.


택시기사로 일하던 남편은 언어소통이 어려운 김씨를 한국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복지관, YMCA 등에 태워주고 끝나면 데리러 왔다. 당장의 수입보다 한국 사회에 깊이 뿌리내릴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게 장기적으로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김씨는 2017년 대구한의대 다문화복지한국어학과에 입학해 2021년 졸업하며 내실을 다졌다.


남편의 믿음 아래 한국어와 전문지식을 갈고닦은 김씨의 노력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탄탄한 언어 능력과 높은 문화적 이해도를 바탕으로 역량을 인정받아 현재 한국에서 손꼽히는 유명 통번역사로 활약하고 있다.


그가 활동한 곳은 iM뱅크, 한국산업인력공단 대구지역본부, 대구서부고용센터, 대구출입국관리사무소, 대구이주상담센터, 이주여성인권센터, 대구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수성구가족센터, 병원, 경찰청 등 다 열거할 수가 없을 정도다. 캄보디아어 통번역은 물론, 한국적응교육과 근로자 상담 및 서류 작성 등을 하다 보면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김씨의 따뜻한 손길은 제도권 밖의 소외된 이웃들에게도 향한다. 현장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간혹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도 전에 남편과 사별하고 아이와 함께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복지 사각지대의 결혼이주여성들을 마주한다. 김씨는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외면하지 않고 지역 봉사단체와 연계해 실질적인 도움의 손길을 건넨다.


김씨는 "당시 공부를 권유한 남편의 혜안과 배려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지금의 성공과 영광을 모두 남편에게 돌린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딸 보영(대구 동부고 3)양은 다문화 가족임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친구들에게 엄마를 당당하게 자랑하며 학업성적도 우수하다. 김씨는 딸을 보며 위로받고 힘들어도 다시 용기를 낸다. 세 식구가 앞으로도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김씨는 "한국과 캄보디아를 잇는 든든한 가교 역할은 물론 20년 전 느꼈던 막막함을 알기에 이주여성들이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때까지 진심을 다해 돕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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