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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복류수 실증 실험, ‘온실 속 데이터’ 함정 경계해야

2026-06-18 06:00

대구 달성군 문산정수장의 '복류수 실증 실험시설'이 어제부터 가동됐다. 30년 넘게 표류해 온 대구 취수원 문제를 해결할 실행적 국면으로의 진입이라는 점에서 일단 주목된다. 대구의 '물 트라우마'를 해결하겠다는 정부와 대구시의 의지가 구체적인 실증 단계로 이어진 것은 불행 중 다행이지만, 그 뒤에 숨은 기술적 함정을 냉정하게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강바닥 바로 아래에 관을 묻는 방식의 복류수는 사실 하천 바닥이 막히는 '폐색 현상'에 취약해 선진국마저 대도시 대량 취수용으로는 기피하는 공법이다. 더 큰 문제는 문산정수장 인공 수조에서 나오는 데이터의 신뢰성이다. 정수장 내부의 통제된 환경에서 이뤄지는 실험은 실제 낙동강 본류의 역동적인 현장 변수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 여름철 집중호우 시 강바닥 전체가 뒤집히고 쓸려 내려가는 '세굴 현상', 녹조 창궐로 인해 여과층이 순식간에 진흙탕으로 변하는 폐색 리스크, 겨울철 가뭄 시 하천 수위 저하에 따른 취수 불능 상태를 실험 수조 안에서는 구현할 수 없다. '온실 속 화초'처럼 예쁘게 걸러진 데이터를 낙동강의 진짜 얼굴로 착각했다간 대형 오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복류수 실험 배경에는 지자체 간 '물 전쟁'의 해법을 찾지 못해 일단 시간부터 끌고 보자는 정무적 속셈이 담겨 있다. 14개월이라는 실험 기간을 방패막이 삼아 합법적으로 책임을 미루려는 출구전략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부와 대구시가 시민사회의 불신을 지우려면 실험실 데이터에만 안주하지 말고, 낙동강 본류 환경에서 발생할 최악의 기후 변동 시나리오를 과학적으로 대입해야 한다. 대구 시민의 생명줄인 식수 문제가 결코 '모 아니면 도' 식의 도박이 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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