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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로에서] TK 행정통합, 그다음은 무엇인가

2026-06-17 09:10

통합 멈췄다, 대안은
찬성도 반대도 침묵
지역 미래 답해야
신공항 전략 재정비
이제 다음 수 내놔야

장석원 경북본사 부장

장석원 경북본사 부장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 이후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가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대통령은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해 당분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미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임기 문제 등을 이유로 들며 사실상 단기간 내 추진이 쉽지 않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지역 입장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발언이다. 행정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이 아니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에 맞서 대구·경북이 어떤 규모와 체계로 생존할 것인가를 묻는 문제다. 대구경북신공항, 광역교통망, 미래산업, 공공기관 이전, 행정 효율화까지 지역의 굵직한 미래 전략과 맞물려 있다.


그렇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통합이 당분간 어렵다면 그다음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행정통합을 찬성했던 이들은 답해야 한다. 대통령 발언으로 일정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통합 논의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특별법 추진은 계속할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광역협력 방식으로 전략을 바꿀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 신공항 경제권, 산업 재편, 공공기관 이전 전략도 다시 정리해야 한다.


행정통합을 반대했던 이들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발언이 나왔다고 해서 반대 논리만 확인하고 끝낼 일이 아니다. 통합 없이도 대구와 경북이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는 대안이 무엇인지 제시해야 한다. 행정통합이 답이 아니라고 했다면 그 대신 무엇이 답인지 말해야 한다.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통합을 외치던 쪽도, 통합을 반대하던 쪽도 대통령 발언 이후 뚜렷한 후속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찬성 측은 추진 동력이 꺾인 이후의 전략을 말하지 않고 반대 측은 통합 없는 성장 모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지역민 입장에서는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만 남는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지방소멸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공공기관 이전 경쟁도, 국책사업 배분도, 신공항 경제권 선점도 멈춰 있지 않다. 다른 지역은 통합과 광역협력, 특별자치 논의를 앞세워 정부 지원과 권한 이양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경북만 찬반 논쟁의 뒤끝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행정통합은 추진 여부를 떠나 이미 지역 정치권 전체에 숙제를 남겼다. 찬성한 사람은 통합이 지연될 때의 대안을 내야 하고 반대한 사람은 통합 없이도 가능한 지역 생존전략을 내야 한다. 어느 쪽이든 책임 있는 정치라면 다음 수를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지금 지역 정치권의 모습은 실망스럽다. 대통령 발언에 분노만 하거나 반대로 조용히 넘어갈 일이 아니다. 지역 최대 현안의 일정이 사실상 흔들렸다면 국회의원과 지방정부, 지방의회가 함께 모여 후속 대응안을 논의해야 한다. 공동 입장문이든, 특별법 재검토든, 광역협력 로드맵이든 최소한의 움직임은 있어야 한다.


침묵은 신중함이 아니다. 대안 없는 침묵은 무책임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당분간 어렵다는 말은 논의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어야 한다. 통합을 계속 추진할 것인지, 다른 방식의 광역협력으로 방향을 틀 것인지, 통합 없이도 공공기관 이전과 신공항 경제권을 지켜낼 방법은 무엇인지 이제는 답해야 한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지역의 미래가 멈춰서서는 안 된다. 더 큰 문제는 그 말 이후에도 지역 정치권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하다는 점이다. 지금 대구·경북에 필요한 것은 찬반의 구호가 아니라 다음 수를 내놓는 책임 있는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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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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