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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도호기 놓친 경주시, 12차 전기본서 재도전 길 열릴까

2026-06-18 16:39

AI·데이터센터 수요 반영…2040년 전력수요 8.9GW 더 늘 수도
원자력학회 “2050년 원전 비중 유지하려면 대형원전·SMR 추가 필요”
주낙영 시장 “정부, 신규 원전 3기 경북 배정에 부담 느껴 정무적 판단”
주민 수용성·입지 평가서 고전…탈핵시민단체는 자율유치공모 방식 비판

경주 도심에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1호기 유치를 위한 전화 여론조사 참여를 독려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17일 경주시는 부산 기장군과의 유치 경쟁 끝에 i-SMR 초도호기 후보지 선정에서 탈락했다. <장성재 기자>

경주 도심에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1호기 유치를 위한 전화 여론조사 참여를 독려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17일 경주시는 부산 기장군과의 유치 경쟁 끝에 i-SMR 초도호기 후보지 선정에서 탈락했다. <장성재 기자>

경주시가 국내 첫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초도호기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계기로 재도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초도호기 후보지는 부산 기장군으로 넘어갔지만 AI와 데이터센터 확산, 산업 전기화 흐름으로 전력수요가 커지면서 추가 SMR 논의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12차 전기본 수립에 착수했다. 계획 기간은 2026년부터 2040년까지다. 12차 전기본은 향후 15년간 전력수요에 맞춰 발전설비와 에너지원 구성을 정하는 국가 계획이다. 원전업계에서는 올 하반기쯤 실무안의 윤곽이 드러나고, 이후 공청회와 심의 절차가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12차 전기본 논의 과정에서 제시된 전력수요 전망에 따르면 2040년 최대전력 목표수요는 131.8~138.2GW 수준으로 거론됐다. 이는 11차 전기본의 2038년 전망치 129.3GW를 2.5~8.9GW 웃도는 규모다.


상향 시나리오 기준 증가분 8.9GW는 APR1400급 대형원전 6기 안팎의 설비용량에 해당한다. 향후 전원 구성에서 원전과 SMR, 재생에너지, LNG, ESS, 수요관리 등을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국원자력학회도 12차 전기본에 추가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학회는 2050년에도 원전 비중 35%를 유지하려면 신규 대형원전 20기와 SMR 12기가 필요하고, 원전 비중을 50%로 높이면 신규 대형원전 34기와 SMR 20기가 필요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SMR 초도호기 유치 실패 이후 주낙영 경주시장은 "신규 원전 3기 모두를 경북에 주기가 부담스러웠을 정부의 정무적 판단이 반영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유치 실패 배경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주 시장은 또 "SMR 건설이 초도호기 한 차례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경주가 여전히 SMR 입지 경쟁력을 갖춘 지역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경주시가 다음 SMR 유치 기회를 잡으려면 공식 평가표가 드러낸 약점부터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수원 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 평가에서 기장군은 87.11점, 경주시는 84.56점을 받았다. 점수 차는 2.55점이었다. 경주시는 건설적합성과 환경성은 기장군보다 앞섰지만 부지적정성은 19.80점으로 기장군 21.60점보다 낮았고, 주민수용성도 20.03점으로 기장군 21.91점에 밀렸다.


원전 인프라와 건설 여건에서는 경쟁력을 보였지만 주민 여론과 부지 조건에서 최종 승부가 갈린 셈이다.


18일 더불어민주당 경주시지역위원회는 경주시의 추진 과정에 대한 투명한 설명을 요구했다. 민주당 경주시지역위는 "이번 결과에 대한 정치적 해석보다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평가와 성찰"이라며 "경주시와 관계기관은 평가 결과와 추진 과정을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설명하고, 현재 추진 중인 SMR 국가산업단지와 관련 정책에 대해서도 시민들과 함께 점검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도 성명을 통해 자율유치공모 방식 자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공모가 주민수용성 확보라는 명분 아래 지역 간 경쟁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탈핵경주행동은 "핵발전소 유치를 지역발전의 기회인 것처럼 포장한 왜곡된 절차였다. 핵발전소는 우리 지역에 와 달라고 경쟁해야 하는 시설이 아니다"라며 "사업자인 한수원이 안전성을 입증하고 주민을 설득해야 할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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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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