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산하 공공기관 임원 연봉의 대폭 인상을 추진한다는 기사를 접하고 무슨 뜬금없는 소식인가 싶었다. 새 대구시장 취임을 앞두고 희망적인 행보를 기대하고 있는 대구시민들이 반길 소식인가. 추경호 당선인이 시민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진정으로 시민의 행복을 생각한다면 이런 정책을 먼저 내놓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고, 그 선택도 중요하다.
대구시는 지난 22일 '대구광역시 공공기관 임원 최고임금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조례안은 공공기관장의 연봉을 최저임금 월 환산액에 12개월을 곱한 금액의 7배 이내로, 기관장 이외 임원은 6배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구시는 2022년 8월부터 훈령을 통해 공공기관 임원의 기본 연봉을 연 1억2천만 원 이내로 제한해 왔다. 이번 조례안이 통과되면 공공기관장 연봉 상한은 최대 1억8천만 원 수준으로 높아진다.
연봉 인상 조례가 발표되자 시민단체의 반발이 이어졌다. 대구참여연대는 성명을 내고 "지금 대구시가 고민해야 할 것은 공공기관 임원의 억대 연봉을 높이는 일이 아니라, 벼랑 끝에 내몰린 취약노동자 등의 실질적인 소득 수준을 높이고 민생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대구시는 노동자의 최저임금과 생활임금 인상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공공기관 임원의 연봉 인상에는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며 우수 인재 확보를 명분으로 기관장의 억대 연봉을 보장하는 것을 어느 시민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열악한 재정의 대구시가 정책을 추진함에는 우선순위가 중요하고, 시민들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산하 기관의 임원이 아니라 열악한 일반직원의 봉급과 복지부터 챙기는 것이 우선이다. 대구시는 연봉 상한을 다른 시·도 수준으로 조정하면 우수 인재 영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지만, 별 설득력이 없다. 인재들이 충분히 응모해도 선임하지 않는 현실, 일보다는 자리만 탐내며 연봉이 적다고 하는 인사들의 이야기에 더 신경을 쓰는 현실이 더 큰 문제다. 그런 한 두 명의 임원보다 수천 명 일반직원의 사기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일반직원의 열악한 임금부터 살펴 최소한 다른 시·도 산하기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더 절실하고 시급한 일이다. 그래야 대구의 힘이 길러진다.
제도 정비 차원이라고 말하면서 시민의 생각은 안중에도 없이 정책을 추진하는 안이한 인식이라면 대구의 발전, 시민의 행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추경호 당선인은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자신의 초심을, 시민을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인지 돌아보기 바란다. 필요한 일도 우선순위를 생각해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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