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K)에 결국 '빈껍데기'만 주어졌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속살을 들여다보면 시장 경제의 효율성이나 국가 산업 경쟁력은 안중에도 없다. 오직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정치적 표 계산에 따라 자본을 정략적으로 배분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호남권 반도체 팹 건설과 새만금 현대차 로봇 투자는 확실한 '집토끼'를 지키기 위한 자본 투하로 보인다. 충청권 81조 반도체 패키징과 울산·강원권 AI 데이터센터 조성계획은 역대 선거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산토끼'를 유인하기 위한 매표 행위에 가깝다. 반면 TK는 어차피 표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정치적 계산 아래 로봇테스트필드만 대충 끼워넣어 구색만 맞추고 알맹이는 빼버렸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을 비롯해 향후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에서 TK가 철저히 소외될 수 있다는 최후통첩이나 다름없다.
뒤늦게 반발하는 TK 정치권은 비아냥만 들었다. "정부가 기업을 압박해서 할 수 있었으면 윤석열 정부 때 좀 열심히 하시지 그랬나"라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핀잔은 뼈아픈 조롱이다. 윤석열 정부 당시 주류를 자처하며 권력 줄대기와 공천 싸움에만 바빴지, 정작 지역 첨단산업 유치 기반을 닦는 데는 철저히 무능했던 TK 정치권의 비참한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부 중진 의원이 단톡방에 "내륙 입지는 기업 측에 부담"이라는 전언까지 나와 기가 막할 따름이다. 입지가 다 기운 뒤 국회 소통관에 모여 "정치 논리를 배제하라"고 외치는 TK 의원들의 뒷북 저항이 청와대의 눈에 얼마나 우습게 보였겠는가. 이재명 정부의 'TK 패싱'은 정략적 독선과 TK 정치권의 한심한 무능이 합작한 예고된 참사다. 이대로라면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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