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헌 포항TP 전략기업본부장
철강산업 포기 아닌 재구조화
수소·에너지 신산업 연계해야
채헌 포항테크노파크 전략기업본부 부장이 7일 포항테크노파크 제5벤처동 대강당에서 한국은행 포항본부와 포항테크노파크가 공동 개최한 '철강산업 환경변화와 대응방향'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김기태기자>
"갈등 해소·신규 투자 유치가 고도화 출발점"
경제 위기에 직면한 포항이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포항시와 포스코 간 신뢰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포항 철강산업의 경쟁력 회복은 단순한 시설 개선이 아니라 포스코와 지역사회 간 협력 복원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채헌 포항테크노파크 전략기업본부 부장은 지난 7일 포항테크노파크 제5벤처동 대강당에서 한국은행 포항본부와 포항테크노파크가 공동 개최한 '철강산업 환경변화와 대응방향' 세미나에서 '포항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채 부장은 "포항 철강산업의 목표는 포스코와의 상생협력 복원과 철강산업의 속도감 있는 재구조화"라며 "포항시와 포스코의 관계가 오랫동안 좋지 않았던 만큼 이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철강산업이 여전히 포항 경제의 중심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포항제철소와 철강산업단지는 연간 생산액 약 30조 원, 고용인원 3만5천 명 이상으로 포항 제조업의 약 70%를 담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 공세와 건설경기 침체, 산업용 전기요금 급등이 겹치면서 국내 철강업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 2022년 태풍 힌남노 침수 피해와 현대제철 포항2공장 가동 중단까지 이어지며 포항 철강산업의 위기감은 더욱 커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포항제철소는 광양제철소에 비해 부지가 협소하고 설비 노후화가 심각한 데다 숙련인력의 고령화와 청년 인력 유출도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았다.
채 부장은 "철강산업은 사양산업이 아니라 국가 제조업의 근간"이라며 "포항은 포스코와 포스텍, RIST 등 연구개발 인프라와 숙련 인력을 갖춘 만큼 기존 기반을 활용한 고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포항시가 포스코의 신규 투자를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포스코의 철강뿐 아니라 에너지, 2차전지 등 그룹 신사업도 포항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수소환원제철과 저탄소 철강 사업 역시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유휴부지 활용, 중소 철강기업의 제조AI 도입과 업종 전환, 재교육 지원 등 산업 재편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채 부장은 K-스틸법 제정을 포항의 새로운 기회로 평가했다. 그는 "저탄소 철강과 구조개편을 지원할 법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이를 활용해 정부 공모사업과 국가 예산을 적극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포항시 중심의 강력한 통합 거버넌스를 구축해 포스코와 기업,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상생협력 체계를 마련하고, 국가 공모사업과 지역성장펀드, 민간투자 등을 연계한 재원 확보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채 부장은 "철강산업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 미래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수소환원제철과 에너지 산업, AI 데이터센터 등 신산업을 연계해 포항 철강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 포항테크노파크 제5벤처동 대강당에서 한국은행 포항본부와 포항테크노파크가 공동 개최한 '철강산업 환경변화와 대응방향' 세미나의 종합토론 모습.<김기태기자>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포항 철강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다양한 해법이 제시됐다. 발표자들은 물론 포항시와 포항상공회의소, 포스코 관계자들이 참여해 철강산업 고도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과 실행 과제를 제안했다.
포항시는 K-스틸법과 산업·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등을 계기로 철강산업 재도약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상엽 포항시 일자리경제국장은 "포항은 광양이나 당진과 달리 국내 유일의 수소환원제철(HyREX) 실증 거점"이라며 "포스텍과 RIST, 2차전지·바이오·수소 특화단지까지 갖춘 만큼 저탄소 철강 연구개발부터 실증, 양산까지 가능한 글로벌 철강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또 "영덕 원전과 연계한 광역 전력망과 청정수소 공급망을 구축해 수소환원제철 기반을 마련하고, 동해안 도시들과 연대해 국가 지원을 끌어오겠다"고 밝혔다.
포항상공회의소는 중소 철강기업의 생존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김태현 포항상공회의소 부장은 "현장에서는 신규 투자보다 버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경북형 철강 대전환 펀드가 단순한 자금 지원이 아니라 제조 AX와 친환경 공정 전환 등 미래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도 포항제철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계획을 소개했다.
김태영 포스코 상무는 "과거의 성공 방식으로는 생존할 수 없어 '판을 바꾸는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포항제철소는 설비 구조 혁신과 핵심 전략제품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600MW급 LNG 발전소 건설과 전기강판 생산 확대, 풍력용 후판 설비 투자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HyREX) 실증플랜트는 2028년 준공, 2030년 상용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탈탄소 철강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인 만큼 지역사회와 정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미국의 철강 관세 강화로 포항지역 경제가 전국 평균보다 최대 7~8배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돼, 철강도시 포항의 체질 개선과 산업 고도화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올랐다.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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