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배재고와 광주제일고의 야구경기 중 배재고 야구부 선수 일부가 광주일고 선수를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라고 외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5월 스타벅스가 텀블러 이벤트를 하며 '5·18 탱크데이' '책상에 탁'이라고 홍보한 것과 맞물리면서 큰 파장이 몰아쳤다. 비판이 거세지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배재고에 6개월 출전정지와 함께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의 남은 경기 몰수패를 의결했다.
배재고 학생들이 야구경기 중 그런 말을 외친 것 자체가 놀라웠고, 배재고 감독과 코치진이 바로 제지하지 않고 방치한 무감각도 납득하기 어려웠다. 바로 제지해 그쳤다면 선수들에게 치명적인 징계도 없었을 것 아닌가. 이번 일과 관련해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응원 화환을 배재고에 보내는 등 어른들의 어른답지 않은 언행들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번 일만이 아니다. 청소년들의 공감 능력 부족, 도덕적 불감증이 큰 문제다. 예전에는 어른이면 어른답지 못한 것을 매우 부끄러운 일로 여기는 문화가 강했다. 요즘 선생님들이 학생의 인성을 지도하는 일이 너무나 어려워 포기할 정도라고 하소연하는 현실도 어른이 어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도 원인일 것이다.
배제고 학생과 관계자들이 광주일고를 방문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배재고 측이 사과를 받아들이고 징계에 대한 선처도 요청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누가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는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자식은 자식다운 것(君君臣臣 父父子子)"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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