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일 아양아트센터 아양홀서 총 2회 선봬
올해 15주년…박지운 작곡가 대본·작곡·지휘
8090년대 배경…동명 소설 현대식으로 풀어내
2020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창작 오페라 '운수 좋은 날' 공연 실황 영상 캡처. <유튜브 채널 갈무리>
"이 밤이 깊어갈수록 내 님이 그리운 것은 냇물이 별빛을 기다림 그것과 같은 것이다…"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성악가들의 목소리로 우리말로 된 오페라가 펼쳐진다. 대구 출신 작가 현진건의 동명 소설을 모티브로 한 창작 오페라 '운수 좋은 날'이 오는 17~18일 아양아트센터 아양홀에서 열린다.
올해 15주년을 맞은 작품은 이번이 열 번째 무대다. 이번 대구 공연은 올해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6 공연예술 지역유통 지원사업'에 선정돼 마련됐다.
지휘자 박지운 <아양아트센터 제공>
작품은 2011년 국립오페라단 창작공모 당선작으로, 2013년 국립오페라단 우수작품 재공연 지원 사업을 거쳐 부산·대구 등 각지 공모전에서 잇달아 선정되며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작품의 대본과 작곡·지휘는 경북대 음대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프로시노네 국립음악원에서 작곡·오케스트라 및 합창 지휘로 학위를 받은 작곡가 박지운(구리시합창단 지휘자)이 맡았다.
창작 오페라 '운수 좋은 날' 포스터. <아양아트센터 제공>
18일 출연진. <아양아트센터 제공>
특히 올해 공연은 이탈리아 성악가들이 국내 무대에서 한국어로 된 아리아를 부른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 성악가가 외국어로 된 오페라를 공연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이 같은 사례는 극히 드물다. 박 작곡가는 "한글은 받침이 많아 외국 성악가들이 발음하기 어려워한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인공 두 사람의 이름을 모음으로 끝나게 하는 등 많은 연구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1980~1990년대 후반의 대구와 서울을 배경으로, 시대를 불문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두 남녀의 삶 속의 시련과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1막은 1980년대 초 대구 신천변 희망교와 대봉초 일대를 배경으로 하며, 2막은 17년 뒤 IMF 위기 속에서 서울로 상경한 두 사람이 겪는 고뇌와 갈등, 슬픈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2011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된 창작 오페라 '운수 좋은 날' 공연 실황 영상 캡처. <유튜브 채널 갈무리>
2020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창작 오페라 '운수 좋은 날' 공연 실황 영상 캡처. <유튜브 채널 갈무리>
작품에는 작곡가 자신의 경험이 녹아있다. 그는 IMF 시기 대본을 쓰기 시작했으며, 자신이 나고 자랐던 신천변의 풍경과 상경해 생활했던 경험을 녹여냈다. 또한 원작의 설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1930년대 경성이 아닌 1980~1990년대로, 여주인공의 사망 원인을 폐병이 아닌 암으로 설정을 바꿨다.
박 작곡가는 "대구 출신 작가인 현진건의 소설을 다루는 만큼 지역성을 담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간의 고뇌와 철학, 재미 요소를 담는 데 더 집중했다"며 "이 작품이 하나의 레퍼토리로 자리잡도록 지난 15년 간 음악과 서사를 지속적으로 수정하며 완성도를 높여왔다"고 말했다.
2020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창작 오페라 '운수 좋은 날' 공연 실황 영상 캡처. <유튜브 채널 갈무리>
17일 출연진. <아양아트센터 제공>
무대에는 동서양 성악가들이 함께 오른다. 아미 역에 이영숙·마리아 릴리 노게라스 에스코토, 재수 역에 강동명·파비오 아우렐리, 김사장 역에 최종우·마르코 과리니, 숙희 역에 장 안나리타, 판수 역에 김현욱, 홍영감 역에 김인재, 그리고 메트오페라합창단이 참여했다. 연출은 장진규, 연주는 Kois 오케스트라가 맡았다. 공연 시각은 17일 오후 7시30분, 18일 오후 4시.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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