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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르포] 개식용 종식 7개월 앞둔 마지막 초복날, 칠성시장 보신탕 골목 가보니

2026-07-15 18:55

내년 2월부터 사육·도살·유통·판매 전면 금지
상인들 “지원금으로 새 장사 막막”

15일 대구 북구 칠성시장 보신탕골목의 한 보신탕 음식점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는 가운데 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년 2월 7일부터 개식용종식특별법 시행에 따라 개의 사육·도살·유통·판매와 이를 이용한 식품의 판매가 전면 금지되면서 일부 업소들은 전·폐업을 준비하고 있으나, 보상 문제 등을 이유로 영업 지속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15일 대구 북구 칠성시장 보신탕골목의 한 보신탕 음식점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는 가운데 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년 2월 7일부터 개식용종식특별법 시행에 따라 개의 사육·도살·유통·판매와 이를 이용한 식품의 판매가 전면 금지되면서 일부 업소들은 전·폐업을 준비하고 있으나, 보상 문제 등을 이유로 영업 지속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초복인 15일 낮 12시쯤 대구 칠성시장 보신탕 골목. 40m 남짓한 골목에는 과거 보신탕 식당과 건강원 등 50여 곳이 밀집했다. 예년 복날 때는 손님들이 줄을 섰던 이곳은 이날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문 닫은 점포 앞에는 '임대 문의' 현수막이 내걸렸고, 문을 연 식당도 빈 테이블이 눈에 많이 띄었다.


최근 개 식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확산한 데다 관련 영업을 금지하는 법까지 제정되면서 이 골목 내 보신탕 가게는 빠르게 줄고 있는 추세다. 실제 2024년 제정된 개식용종식법에 따라 내년 2월 7일부터는 개를 식용 목적으로 사육하거나 도살·유통·판매하는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유예기간 이후에도 영업을 계속하면 고발 및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이날이 법 시행 전 마지막 초복인 셈이다.


현재 칠성시장에 남은 보신탕 가게는 음식점 4곳과 건강원 7곳 등 11곳이다. 이들 상당수는 간판에서 보신탕이라는 이름을 지웠다. 대신 염소탕과 흑염소, 배즙 등으로 주력 상품을 바꿨다. 골목 입구에서도 과거처럼 보신탕을 내세운 안내판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간판을 바꾼다고 상인들의 생계까지 책임지는 건 아니다. 수십 년간 같은 음식을 팔아온 이곳 상인들은 신메뉴를 마련하고 손님을 다시 모으는 것부터가 막막하다고 했다.


2대째 보신탕집을 운영하는 김모(53)씨는 "법이 제정되기 전과 비교하면 손님이 10분의 1도 안된다"며 "내년부터 장사를 완전히 접어야 할지, 아예 다른 음식을 팔아야 할지 아직 결정을 못 했다"고 했다. 이어 "지원금만으로는 시설을 바꾸고 새 장사를 시작하기 힘들다. 당장 가족 생계가 걸려있다"고 했다.


정부는 폐업 업소에 점포 철거와 원상복구 비용을 최대 400만원, 전업 업소에는 간판과 메뉴판 교체 비용으로 최대 250만원을 지원한다. 하지만 상인들은 간판을 바꾸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새로운 업종을 시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고 호소한다.


초복인 15일 낮 12시쯤 대구 북구 칠성시장 보신탕 골목의 한 식당에서 손님들이 식사하고 있다. 구경모기자

초복인 15일 낮 12시쯤 대구 북구 칠성시장 보신탕 골목의 한 식당에서 손님들이 식사하고 있다. 구경모기자

'개소주'를 주력으로 판매해 온 건강원 업주 최모(76)씨는 "40년째 이 일을 해왔는데 정말 올해가 마지막이라니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지원금만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도 어렵고, 일흔이 넘은 나이에 평생 해온 일을 하루아침에 접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씁쓸하다"고 했다.


정황상 이같은 분위기는 중복(7월 25일), 말복(8월 14일)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칠성시장 보신탕 골목을 찾은 손님들도 개 식용 금지 취지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업소를 법으로 일괄 금지하는 방식에 대해선 고개를 가로저었다.


식당 앞에서 만난 박모(68·중구)씨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개고기를 먹지 않고, 시장도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분위기"라며 "위생 기준을 강화하거나 신규 영업을 막는 방법도 있을 텐데, 굳이 오랫동안 장사한 사람들까지 한꺼번에 잠재적 처벌 대상으로 만드는 건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편, 대구시는 지역 내 개 식용 관련 업체 106곳으로부터 전·폐업 계획서를 모두 제출받은 상태다. 개 사육농장 18곳 중 16곳은 전·폐업을 마쳤다. 도축업장은 6곳 중 3곳, 유통업장은 7곳 중 3곳이 사업장을 정리했다. 시는 남은 식당(75곳) 대상으로 현장 방문과 전·폐업을 계속 권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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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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