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미 달서아트센터 공연기획자
성장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이 부족한지, 그리고 지금 당장 무엇이 필요한지를 누구보다 정확히 파악한다는 점이다. 부족한 부분은 애써 감추지 않고, 잘하는 것에만 머물지도 않는다. 자신의 현재를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그 간극을 꾸준히 메워간다. 나는 성장의 시작이 바로 '자기객관화'에 있다고 믿는다.
나에게 자기객관화란 스스로를 혹독하게 다루는 감정적 소모가 아니다. 오히려 나라는 사람을 더 견고하게 벼리는 과정이다. 내가 가진 것과 부족한 것을 가감 없이 확인하고, 감정을 잠시 옆으로 밀어둔 채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일이다. 나를 객관적인 지표로 마주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내 태도의 기준이 세워지고, 무엇을 더하고 덜어낼지가 선명해진다.
자기객관화가 어려운 이유는 실력보다 감정이 먼저 앞서기 때문이다. 결과가 좋으면 스스로를 실제보다 크게 평가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반대로 자신을 지나치게 깎아내린다. 스스로를 안쓰럽게 여기는 자기연민은 현실을 감정으로 덮어버리고, 작은 성과에 취한 자화자찬은 현실을 왜곡한다. 타인의 평가 또한 마찬가지다. 그 한마디에 도취되어 정작 돌아봐야 할 자신의 빈틈을 놓치는 순간, 성장은 멈춘다. 나를 정확히 알고 있다면, 타인의 박수에 휘둘리기보다 나만의 기준을 따라 묵묵히 다음을 준비할 수 있다.
공연도 마찬가지다. 커튼콜의 박수와 환호는 언제나 기분 좋은 순간이다. 하지만 그 여운에만 머물러 있다면 공연은 더 나아질 수 없다. 공연이 끝나면 객석의 반응을 다시 살피고, 무엇이 관객에게 닿았는지, 무엇이 기대만큼 전달되지 않았는지를 하나씩 복기한다. 잘된 것은 이유를 남기고, 아쉬운 것은 수정할 근거를 남긴다. 그런 작은 복기와 수정이 반복되며 좋은 무대가 완성된다.
결국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타고난 능력보다는 결과를 마주하는 태도인지도 모른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용기, 부족함을 인정하는 담대함, 그리고 다시 고쳐 보려는 의지. 때로는 불편한 과정이겠지만, 그 불편함을 피하지 않는 사람만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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