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10월2일 시행 목표로 강행하겠다고 선언했다.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은 어제 정책조정회의에서 "수사와 기소 분리를 통한 검찰개혁 완성은 이재명 대통령이 늘 강조하신 지향점"이라며 당·정이 한 몸인 양 군불을 땠다. 대통령을 핑계 삼아 보완수사권 폐지를 밀어붙이겠다는 것인데, 대통령의 본뜻마저 왜곡하는 뻔뻔함이 기막히다. 이 대통령은 "예외까지 봉쇄하면 문제가 생긴다"며 수사 공백으로 인한 국민 피해를 막을 책임 있는 제도 설계를 주문한 바 있다. 민주당 강경파들은 오직 '검찰 무력화'라는 정파적 명분에만 눈이 멀어 청와대의 경고마저 무시하고 있다. 더욱이 지금 경찰의 수사 역량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극에 달한 시점이다. 최근 불거진 '장윤기 사건'은 경찰의 부실 수사와 내부 비리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경찰 스스로 수사 쇄신 태스크포스(TF)를 급조해야 할 만큼 현장의 준비는 턱없이 부족하고 엉성하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마저 완전 폐지한다면 부실 수사의 피해와 사법적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군사작전 하듯 입법을 밀어붙이는 민주당의 행태는 오만과 독선, 불통의 극치이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제안한 공개 릴레이 토론회 요구를 회피하는 모습도 비겁하기 짝이 없다. 당당히 국민 앞에 법안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게 공당이 취해야 할 태도이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당원의 뜻에 따르겠다"는 군색한 핑계를 대며 줄줄이 링 밖으로 도망쳤다. "공당은 쪽팔리면 끝, 민주당은 끝"이라는 한 의원의 조롱에도 나서는 사람이 없는 게 민주당의 현주소다. 도대체 무엇이 그토록 두려운 것인가. 카메라 앞에서 한 의원을 상대로 국민 피해를 양산하는 부실 악법의 민낯이 발가벗겨지는 것이 두려운 것인가. '장윤기 사건'으로 경찰의 부실 수사 능력이 폭로된 마당에, 토론마저 피하는 행태는 자신들의 입법이 오직 정략적 셈법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반대하는 민심도 확인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국민의 반대 의견이 55.3%로, 찬성(27.4%)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 역시 직전 조사 대비 5.9%포인트 급락한 48.8%를 기록하며 50%선이 무너졌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명확한 국민적 경고이다. 민주당의 '입법 폭주'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국민 피해마저 아랑곳하지 않는 철면피적 행태는 국가적 재앙이나 다름없다. 이대로라면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논설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