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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에 비친 ‘양심’…대구 곳곳 불법·범죄 막는 정책으로

2026-07-31 18:58

서구청, 무단투기 상습지역에 ‘양심거울’ 첫 도입
CCTV·단속의 한계 보완, 대구 주택가 등으로 확산
2018년부터 도시철도 범죄예방용 ‘안심거울’로 활용
전문가 “자기인식 자극, 범죄 예방 효과적”

31일 오후 3시쯤 찾은 대구 북구 관음동의 쓰레기 무단투기 상습지역에 설치된 양심거울.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의식하게 해 불법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시설이다. 김민진 수습기자 kmjkmj@yeongnam.com

31일 오후 3시쯤 찾은 대구 북구 관음동의 쓰레기 무단투기 상습지역에 설치된 '양심거울'.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의식하게 해 불법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시설이다. 김민진 수습기자 kmjkmj@yeongnam.com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을 활용한 정책이 대구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거울에 비친 스스로의 모습을 의식하게 해 쓰레기 무단투기와 절도 등 불법행위를 억제하고, 도시철도에서는 뒤따라오는 사람의 움직임을 확인하도록 해 범죄를 예방한다는 취지다.


대구에서 거울을 정책에 처음 활용한 것은 2007년 서구청이 도입한 '양심거울'이다. 당시 서구청은 쓰레기 불법투기가 반복되던 평리3동 서부도서관 뒤편 주택가와 내당4동 경운중학교 옆 도로변 등 상습투기지역 17곳에 지름 1m 크기의 거울을 설치했다.


단속카메라와 잠복근무에도 무단투기가 줄지 않자, 쓰레기를 버리는 순간 자신의 모습을 직접 마주하게 한 것이다. 이동식 지주대 형태로 제작돼 다른 상습투기지역으로 옮겨 설치할 수도 있었다.


서구청 생활환경과 측은 "폐쇄회로(CC)TV나 단속만으로는 무단투기를 막는 데 한계가 있어 주민 스스로 행동을 돌아보도록 양심거울을 설치했다"며 "당시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설치 방식과 효과를 문의할 만큼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상습적으로 쓰레기가 쌓이던 지점도 눈에 띄게 깨끗해지는 등 일정한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양심거울이 무단투기 억제에 효과를 보이면서 유사한 정책은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했다. 대구 북구청은 2017년 관음변전소 맞은편과 관음중학교 후문 인근 등 무단투기 상습지역 2곳에 양심거울을 시범 설치했고, 2022년에는 검단동 주택가 등 25곳으로 확대했다.


31일 오후 4시쯤 대구 도시철도 2호선 범어역 상행 에스컬레이터에 설치된 안심거울. 이용객이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뒤따라오는 사람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안성태 수습기자 tae@yeongnam.com

31일 오후 4시쯤 대구 도시철도 2호선 범어역 상행 에스컬레이터에 설치된 '안심거울'. 이용객이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뒤따라오는 사람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안성태 수습기자 tae@yeongnam.com

골목길의 쓰레기 무단투기를 막는 데 활용되던 '거울 정책'은 최근 도시철도 등 다중이용시설의 범죄예방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시설이 상행 에스컬레이터 벽면에 설치되는 볼록거울 형태의 '안심거울'이다. 이용객이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뒤따라오는 사람의 얼굴과 손동작을 확인할 수 있어 불법촬영 등 범죄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대구에서는 2018년 도시철도 2호선 계명대역 상행 에스컬레이터 7개 구간에 안심거울 50여 개를 처음 설치했다. 이후 교대역과 영남대역, 신천역 등으로 확대됐다.


시민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당시 대구시가 계명대역 시범 설치 뒤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5%가 범죄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호응을 바탕으로 안심거울은 2018년 계명대역 1개 역사, 50여 개에서 2025년 57개 역사, 441개로 확대됐다. 6년 만에 설치 수량이 391개 늘어 초기의 약 9배 규모로 불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거울을 활용한 정책이 시민의 자기인식을 자극해 불법행위를 스스로 억제하게 하는 동시에, 범죄 취약공간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한다.


경북대 노진철 명예교수(사회학과)는 "남의 눈은 속일 수 있어도 자기 자신은 속이기 어렵다는 심리를 이용한 것"이라며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면서 부끄러운 행동을 스스로 억제하게 된다. 개인주의가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 오히려 더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계명대 김중곤 교수(경찰행정학과)는 "안심거울은 이용객이 뒤에서 누군가 불법촬영을 시도하는지 확인하게 하고, 잠재적 가해자에게는 적발 가능성을 의식하게 해 범행을 억제한다"며 "시민들이 거울의 설치 이유를 궁금해하는 과정에서도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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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모(대구)

대구 서구와 북구를 맡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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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안녕하세요. 영남일보 김민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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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태

안녕하세요. 안성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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