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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아닌 기술자를 구합니다”…고령군, 주물산업 살릴 ‘숙련 외국인력’ 규제혁신 제안 주목

2026-08-04 17:49

다산산단 주물업체 밀집 지역의 고질적 인력 부족 문제
규제혁신 공모전 우수상에 꼽힌 비자 제도 개선안 주목

고령군 인구정책실 최민석 팀장이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E-7-3 비자 대상 직종 확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석현철 기자>

고령군 인구정책실 최민석 팀장이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E-7-3 비자 대상 직종 확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석현철 기자>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기술자를 구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경북 고령군이 올해 규제혁신 공모전에서 최고 평가를 받은 제안은 단순히 외국인 근로자를 늘려달라는 내용이 아니었다. 지역 주력산업인 주물산업에 필요한 숙련 외국인력을 기업이 직접 채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자는 현실적인 대안이었다.


지난 3일 고령군은 '2026년 규제혁신 공모전'에서 '뿌리산업(주물) 경쟁력 강화를 위한 E-7-3 비자 대상 직종 확대'를 우수상으로 선정했다. 광역비자 업무를 담당하는 최민석 인구정책실 팀장이 지역 기업들의 목소리를 정책 제안으로 연결한 사례다.


최 팀장은 "기업들을 만나보면 단순히 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숙련기술을 가진 근로자를 구하지 못해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었다"며 "주물산업은 기술력이 곧 경쟁력이지만 현행 제도로는 필요한 기술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현재 제조업체들이 주로 활용하는 E-9 비전문취업 비자는 정부가 배정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방식이다. 반면 E-7-3(일반기능인력) 비자는 기업이 해당 분야의 경력과 자격을 갖춘 숙련 외국인을 해외에서 직접 선발해 계약을 맺고 채용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 근무가 가능한 숙련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북 고령군 주물공장에서 작업자가 쇳물을 주형에 붓는 주조 작업을 하고 있다. 고령군은 주물산업의 숙련 외국인력 확보를 위해 E-7-3 비자 대상 직종 확대를 규제혁신 과제로 제안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AI제작)

경북 고령군 주물공장에서 작업자가 쇳물을 주형에 붓는 주조 작업을 하고 있다. 고령군은 주물산업의 숙련 외국인력 확보를 위해 E-7-3 비자 대상 직종 확대를 규제혁신 과제로 제안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AI제작)

최 팀장은 "E-9은 정부가 보내주는 근로자를 사용하는 구조라면 E-7-3은 기업이 필요한 기술자를 직접 선택하는 방식"이라며 "입국 후 이직 가능성도 적고 숙련기술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 기업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제안의 배경에는 뿌리산업의 심각한 인력난이 자리하고 있다.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주조·금형 등 뿌리산업은 청년층의 취업 기피와 종사자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숙련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쇳물을 다루는 주물산업은 정밀주조와 용탕관리 등 고도의 기술이 요구돼 단순 기능인력만으로는 생산성과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다.


정부는 조선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E-7-3 비자 제도를 확대 운영하고 있지만, 같은 뿌리산업인 주물 분야는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최 팀장은 "조선업처럼 주물산업도 숙련기술이 핵심 경쟁력인 만큼 비자 제도 역시 산업 현실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26년 고령군 규제혁신 공모전에 선정된 공무원들이 시상식 후 김충복 고령부군수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고령군 제공>

2026년 고령군 규제혁신 공모전에 선정된 공무원들이 시상식 후 김충복 고령부군수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고령군 제공>

고령군은 다산일반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주물산업 집적지를 형성하고 있다. 자동차와 산업기계, 건설장비 등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주물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만큼 숙련인력 확보는 개별 기업을 넘어 지역 제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과제로 꼽힌다.


고령군은 이번 규제혁신 제안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지역 제조업의 만성적인 인력난을 완화하고 숙련기술 전수와 기업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남철 고령군수는 "규제혁신은 현장의 작은 불편을 해결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며 "기업과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중앙정부와 함께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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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철

지역의 변화와 사람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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