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가정서 자라며 주변 도움 속 성장
지역아동센터 봉사하며 비슷한 처지 아이들 만나
미스코리아 대구 진 선발 후 기부로 나눔 넓혀
“아이들이 혼자라고 느끼지 않도록 곁 지키고 싶어”
지난 2일 오후 대구 중구 아나피치 아카데미 스피치학원에서 2025 미스코리아 대구 진(眞) 김세은 씨가 사랑의 열매 나눔리더 인증패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세은 씨는 2025년 미스코리아로 활동하며 지역사회로부터 받은 사랑과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성금 100만 원을 기부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지난해 미스코리아 '대구 진'을 차지한 김세은(27)씨. 외모만큼이나 마음 씀씀이도 고왔다. 김씨는 같은 해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00만원을 기부하며 소박하지만 나름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김씨는 주변의 크고 작은 도움을 받으며 자랐다고 한다. 이에 '받은 도움을 다음 사람에게 건네는 일'이 나눔 철학으로 굳어졌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이들에게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그 마음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진 건 대학생 때였다. 김씨는 지역아동센터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엔 봉사 시간을 채우는 게 목적이었다. 하지만 아이들과 자주 만나고 정이 들면서 센터를 찾는 이유도 달라졌다. 한부모 가정이나 기초 생활 수급 가정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에게서 과거 자신의 모습이 겹쳐 보인 것이다. 김씨는 "나 역시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아이들 상황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며 "진정성을 갖고 다가가니 나중에는 아이들이 잘 지내는지 궁금해 자꾸 찾아가게 됐다"고 했다.
아이들이 "언니, 멋있어요"라고 말할 때면 보람과 함께 책임감도 생겼다. 거창한 '롤모델'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환경에서 성장한 자신이 사회에 나와 일하고, 다시 누군가를 돕는 모습이 아이들에게도 작은 희망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김씨는 "아이들에게 '나도 너희들과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잘 지내고 있다'는 말을 해줄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지난 2일 오후 대구 중구 아나피치 아카데미 스피치 학원에서 2025 미스코리아 대구 진(眞) 김세은 씨가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김세은 씨는 2025년 미스코리아로 활동하며 지역사회로부터 받은 사랑과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성금 100만 원을 기부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혼자 봉사활동을 하며 느꼈던 현실적인 한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개인이 봉사활동을 준비하면 사람을 모으고 시간을 맞추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며 "본업을 하면서도 체계적으로 마련된 활동에 참여하면 나눔은 꾸준히 실천할 수 있다"고 했다.
그에게 미스코리아 '대구 진' 선발 과정은 나눔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 계기가 됐다. 장학생으로 대회에 참여한 그는 준비과정을 거의 혼자 감당했다. 직접 학원을 찾아 상담받는 자신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가족의 응원과 지원 속에서 대회를 준비하는 다른 참가자들을 보며 남다른 감정이 들었단다. 그는 "다른 참가자들은 부모와 함께 와서 상담받고, 가족의 응원을 받으며 준비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나는 대부분을 혼자 해야 해서 그런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저와 비슷한 환경의 아이들은 절대 혼자라고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현재 대구에서 모델과 '워킹 강사'로 활동하는 김씨는 자신이 경험한 나눔의 의미를 후배들에게도 열심히 전하고 있다. 김세은 씨는 "봉사와 기부를 하면 나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자극을 받게 된다"며 "내가 받은 도움을 다시 나누고, 그 모습을 본 아이들과 후배들이 또 다른 사람을 돕는 선순환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구경모(대구)
대구 서구와 북구를 맡고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