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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관광객 없는 254억원짜리 관광시설

2026-08-06 06:00
정운홍 기자

정운홍 기자

경북 영양군 영양읍 바들양지에 들어선 산촌문화누림센터를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왜 이렇게 됐을까'였다. 외관만 보면 관광객을 맞을 대규모 체험시설의 모습을 갖췄다. 하지만 내부와 주변에서는 관광시설다운 활기를 찾기 어려웠다. 일부 공간을 영양축제관광재단이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을 뿐, 당초 기대했던 관광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었다.


센터에는 모두 253억7800만원이 투입됐다. 경북 3대문화권 문화·생태관광기반 조성사업의 하나로 추진돼 2021년 12월 문을 연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무장애 생활환경 인증 문제 등으로 정상 운영은 미뤄졌다. 준공된 지 채 5년도 지나지 않은 시설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흔적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출발은 거창했다. 2010년 처음 구상된 산촌문화누림터는 녹색농업 교육·연구센터와 체험마을, 산림생태마을 등을 조성하는 710억원 규모의 사업이었다. 이후 계획이 축소돼 지금의 센터가 들어섰지만 투입된 예산은 여전히 250억원이 넘는다.


문제는 건물을 지은 뒤다. 경북도가 집계한 자료에서 센터의 2024년과 2025년 순수익은 모두 '0원'이다. 수입이 적은 수준을 넘어 관광시설로서의 운영 실적 자체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이고도 관광객을 어떻게 불러들이고, 누가 책임 있게 운영할지에 대한 준비는 부족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산촌문화누림센터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북지역 3대문화권 사업장 46곳 가운데 2024년 적자를 기록한 곳은 39곳이다. 지난해 전체 운영손실도 266억여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무료 공원과 탐방로 등 수익만으로 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운 공공시설도 있다. 문화·생태자원을 보존하고 주민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일도 행정의 역할이다.


그러나 공공성이 준비 부족과 장기 방치의 명분이 돼서는 안 된다. 관광객을 위한 시설이 관광객을 만나지 못하고, 체험시설이 프로그램 없이 남아 있다면 공공적 가치조차 만들 수 없다. 건립비뿐 아니라 유지·관리 비용도 결국 주민 부담으로 돌아간다.


대형 관광사업은 준공으로 끝나지 않는다. 건물의 문을 연 순간부터 진짜 사업이 시작된다. 시설을 채울 콘텐츠와 운영 주체, 지속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설계도보다 먼저 준비돼야 하는 이유다.


산촌문화누림센터에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청사진이나 장밋빛 수사가 아니다. 기존 시설을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어렵다면 기능 전환을 포함한 현실적인 결정도 피하지 말아야 한다. 254억원짜리 건물을 세워 놓는 것만으로 관광객과 지역의 활력이 저절로 찾아오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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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홍

경북의 지역 현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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