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안, 부동산 문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 등” 지목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는 증시 불안, 부동산,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 등이 지목된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7월 27∼3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천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지난 3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0.4%포인트(p) 내린 45.9%로 집계됐다. 취임 이후 최저치이자 3주 연속 하락세다.
국정 수행 부정 평가 역시 1.0%p 오른 50.5%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무선 자동응답 방식. 응답률 3.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리얼미터는 증시 폭락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파장에 따른 경제 불안, 부동산 세제 및 대통령 연임 개헌 논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입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증시 폭락의 경우 정부가 허용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장 변동성과 개인투자자의 손실을 키운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다. 정부는 국내 증시 활성화와 투자상품 다양화 등을 명분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개별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출시를 허용했다.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며 주식시장 부양에 나선 정부가 개인투자자에게 고위험 상품으로 향하는 길까지 열어준 셈이다.
문제는 정부가 상품 출시를 허용하면서 시장 급락에 대비한 안전장치를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술주 약세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떨어지자 해당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의 손실은 일반 주식보다 훨씬 크게 확대됐다.
금융당국의 대응도 뒤늦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보완책 마련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며 금융당국에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를 주문했다. 하지만 정부가 고위험 상품의 출시를 허용한 뒤 문제가 불거지자 뒤늦게 규제에 나섰다는 비판은 피하지 못했다. 금융당국이 상품의 위험성과 쏠림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채 개인투자자 보호보다 증시 부양을 앞세웠다는 것이다.
부동산 정책 역시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정부는 출범 이후 대출 규제와 투기 수요 억제책을 잇달아 내놨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과 전월세 가격 불안이 이어진 것은 물론,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도 해소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 집값은 잡지 못한 채 대출 문턱만 높여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어렵게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 매각 방식도 논란을 키웠다. 이 대통령 부부는 해당 아파트를 29억원에 매도하면서 잔금 일부를 받기 전에 소유권을 넘겨주고, 잔금 회수를 담보하기 위해 채권최고액 17억7천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청와대는 매수인의 사정을 고려한 정상적인 거래이며 잔금 지급을 보장하기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했다고 해명했다. 법적으로 문제 없는 거래라는 것이다. 하지만 강력한 대출 규제로 주택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 실수요자에게는 대통령만 예외적인 거래 방식을 사용한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최근 발표된 정부의 세제개편안 역시 논란에 휩싸였다. 개편안은 실거주 1주택자에게는 혜택을 주되 고가주택과 비거주 주택의 세 부담을 높이는 내용이 핵심이다. 정부는 실거주자를 보호하면서 투기 목적의 주택 보유를 억제하기 위한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 또다시 세금에 의존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고가·비거주 주택의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이 함께 커지면 매물이 줄고 늘어난 세금이 전월세 가격에 반영돼 세입자에게 부담이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대통령 연임 개헌 논란마저 불거졌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지난달 28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 문제에 대해 "결국 주권자인 국민 여론과 국민 선택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이 이뤄질 경우 이 대통령에게도 적용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국회의장실은 조 의장의 발언이 국민적 공감대와 정치권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도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은 헌법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 대통령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입장을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서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도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31일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와 별도로 제정된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에 따라 오는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한다.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같은 날 시행된다. 검사의 수사권을 중심으로 70여년간 유지돼 온 형사사법체계가 전면적으로 바뀌는 것이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검찰의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한 개혁이란 게 민주당의 주장이지만, 비대해진 경찰 권력을 견제할 장치는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이 나라를 중국 공안과 똑같은 경찰공화국으로 만드는 것이 노무현 정신인가"라며 "형소법 개정과 연임 개헌이 과연 노무현 정신이라고 생각하는지, 이재명 대통령의 입을 온 국민이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경모(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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