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한 버스 탑승’ 본지 고발 후…대구시, 전수조사·긴급 보강
위험 정류장 217곳 ‘맞춤형 관리카드’ 작성해 사각지대 없애기로
대구시는 13일 각 구·군 교통과장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본지가 고발한 '도로 위 버스정류장' 문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대구시 제공
보도가 없어 안전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대구 시내 버스정류장(217곳)에 대한 실태파악과 개선방안을 찾기 위해 대구시가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도심 곳곳에 방치된 '차도 위 버스정류장'의 상황(2025년 1월7일자 1면·2025년 2월20일자 6면·2026년 4월1일자 10면 보도)이 알려진 이후, 관련법 개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지체되자, 대구시가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이다.
대구시는 13일 각 구·군 교통과장을 소집해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보도 없는 도로 위 버스정류소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내놨다. 대구 시내버스 정류장 3천420곳 중 인도가 없어 이용객이 차도로 내몰리는 위험 정류장은 총 217곳에 달했다.
영남일보 보도 당시, 북구 민들레아파트 앞과 남구 앞산 보성타운 앞, 고령자 보행 사고 다발 지역인 북구 신성교 일대 등은 왕복 2차로 차도 옆 50㎝ 남짓한 공간에 정류장 표지판 하나만 덩그러니 설치됐었다. 검단산업단지를 오가는 대형 화물트럭이 매연을 뿜으며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갈 때마다 시민들은 담벼락에 바짝 붙어 몸을 피해야 했다. 차도와 승객을 분리하는 경계석, 안전 펜스 같은 최소한의 보호장구는 아예 없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예지 의원(국민의힘·비례)이 차도 위 정류장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과 연 1회 실태조사를 의무화하는 '대중교통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국회에서 계속 낮잠만 잤다.
국토교통부가 정류장 설치 기준이 대중교통법이 아닌 '여객자동차법' 소관이라는 법 체계 문제와 전국 전수조사에 따른 예산 부담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전국 16만308개 정류장을 매년 조사할 경우 향후 5년간 약 183억원(연평균 약 36억7천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국토부는 "환경 변화가 적은 정류장을 매년 전수 조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반대했다.
이처럼 국회 입법이 무력화되자 대구시는 오는 9월까지 217개 위험 정류장에 대한 현장 전수조사를 완료하기로 했다. 정류장별 '맞춤형 관리카드'도 작성해 관리 사각지대를 완전히 해소할 방침이다.
현장에 적용할 긴급 안전 조치도 신속하게 추진된다. 차도와 대기 공간을 시각적으로 명확히 구분하는 노면 표시를 하고, 운전자 눈에 잘 띄는 탄력봉과 발광표지병도 우선 설치한다. 장기적으로는 도로 재정비 사업과 연계해 인도를 신설하거나 정류장을 안전한 위치로 옮기는 구조 개선 작업을 병행한다.
대구시 허주영 교통국장은 "시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현장 여건에 맞는 안전시설부터 조속히 보강하겠다"며 "장기적으로는 보도 신설과 도로 재정비를 추진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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