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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행-지금, 걷기 좋은 ‘여름 물 가’] 다정한 그늘 아래, 부드럽고 고요하게 수변길을 걷다

2026-08-16 13:40
도원지 동편에 설치되어 있는 수상 데크 산책로. 도원지 서편을 감싸고 흐르는 삼필봉 능선이 늠름하다. 도원동은 골짜기가 깊고 경치가 좋아 무릉도원 같다고 생긴 이름이다.

도원지 동편에 설치되어 있는 수상 데크 산책로. 도원지 서편을 감싸고 흐르는 삼필봉 능선이 늠름하다. 도원동은 골짜기가 깊고 경치가 좋아 무릉도원 같다고 생긴 이름이다.

강과 호수, 산줄기와 연을 맺은 크고 작은 숲이 있다. 숲은 물속으로 깊이 들어가 함께 고요하고, 함께 일렁이고, 함께 소용돌이치며 끊임없이 흘러가고 영원히 돌아온다. 그들은 한 덩어리의 전능한 초록이다. 태양빛이 타오를수록 침착하고 당당한 초록이다. 그 속에서 하나 됨을 동경하지만, 자주 거부당하여 밀려난다. 며칠사이 햇살이 부쩍 쇠약해졌다. 그러니 아직 반갑고 벌써 그리운 마음으로 가볍게 나서볼 일이다. 부드럽고 고요하고 특별히 사람에게 상냥한 여름 물가로.


◆ 대구 달서구 도원동 수밭골 도원지 순환 산책로


도원동은 골짜기가 깊고 경치가 좋아 무릉도원 같다고 생긴 이름이다. 수밭골은 도원동의 자연마을로 비슬산 북쪽 지맥인 청룡산과 삼필봉 사이 남북으로 길쭉한 골짜기에 자리해 있다. 수밭골 골짜기를 가로질러 해발 고도 100m 정도에 조성되어 있는 저수지가 도원지다. 1964년에 준공되어 일대에 농업용수를 공급했던 큰 저수지다. 수밭못이라 했고, 어떤 이들은 수박못이라 쉬이 불렀다. 우리제 또는 우리못이라 아껴 부르는 이들도 있고 청룡이 승천했다고 청룡못이라고도 한다. 도원지는 1995년부터 공원으로 변모했고 지금은 풍성한 평지 숲과 산책로, 다양한 운동시설과 휴식시설을 갖추고 있다.


어린이놀이터를 둘러싼 무성한 숲의 오솔길로부터 수상 데크 산책로가 시작된다. 오래된 상수리나무와 수양버드나무가 늙어가는 물의 경계를 따라 산책로는 부드럽게 이어진다. 데크 길 끝에서 둑길을 지나면 삼필봉 자락으로 든다. 능선을 따라 삼필산 봉우리들을 밟고 수밭골 고개 거쳐 청룡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고, 산 중턱을 오르내리는 나무 데크형 숲속산책로가 있다. 숲속산책로 1.2㎞와 도원지 수변산책로 1.6㎞를 합한 2.8㎞의 길이 도원지 순환 산책로다. 그늘 짙은 숲길에서 햇살 젖은 도원지를 내다본다. 숲과 함께 물속으로 깊이 들어가 우리는 함께 고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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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철도 1호선과 연결되는 5번 국도를 따라 상인, 옥포, 달성 방향으로 간다. 진천역 지나 유천네거리에서 좌회전해 직진, 월곡네거리에서 우회전해 도로 끝까지 가면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도시철도 1호선 상인역에서 내리면 된다. 1번 출구로 나와 (영남고등학교 건너편) 버스정류장에서 356번 시내버스를 타고 월광수변공원에 내리면 된다. 수밭골 느티나무 당산숲도 잊지 않으면 좋겠다.


◆ 경남 밀양 가곡동 용두산생태공원 수변산책로


경남 밀양 가곡동 용두산생태공원 수변산책로.

경남 밀양 가곡동 용두산생태공원 수변산책로.

용두산의 북쪽 사면은 급경사의 벼랑인 하식애를 이룬다. 그 벼랑에 매달려 천천히 하강하는 잔도가 수변산책로다. 총 길이 약 300m의 무장애 길이다.

용두산의 북쪽 사면은 급경사의 벼랑인 하식애를 이룬다. 그 벼랑에 매달려 천천히 하강하는 잔도가 수변산책로다. 총 길이 약 300m의 무장애 길이다.

한 여자가 강에서 빨래를 하다가 산이 강으로 내려오는 것을 보았단다. 용이 되려던 산이었으나, 여자가 알 리가 있나. 그녀는 놀라서 빨래하던 방망이로 산을 '탁' 때렸다. 산은 그 자리에 멈추어버렸고, 용이 되지 못하고 머리만 남아 용두산(龍頭山)이 되었다. 높이는 해발 129.5m, 건너편에서 보면 밀양강에 엎드려 물을 들이켜는 용머리를 닮았다고 한다. 밀양강은 용두산 끝자락에서 크게 원호를 그리며 곡류한다. 그래서 용두산의 북쪽 사면은 급경사의 벼랑인 하식애를 이룬다. 그 벼랑에 매달려 천천히 하강하는 잔도가 수변산책로다. 총 길이 약 300m의 무장애 길이며 발아래는 족히 100m나 되는 낭떠러지다.


서쪽의 경부선 밀양철교에서 동쪽의 대구부산고속도로까지 밀양의 전경이 부챗살처럼 펼쳐진다. 강 건너 가깝게 보이는 들판은 '암새들'이다. 암새들은 밀양강이 휘돌아 흐르면서 흙과 돌이 쌓여 생겨난 하중도다. 1970~80년대에는 뱃놀이와 은어요리를 즐기려는 연인들의 주요 데이트 코스였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낙동강 하구에서 회귀한 은어가 지천이라 은어 식당이 즐비했고 '은어가 풍기는 수박 향에 취할 정도'였다고 전한다. 지금은 둑과 댐이 들어서면서 은어의 길이 막혔다. 길은 흐르고, 강도 흐르고, 우리도 흐르는데, 어떤 것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여행정보

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IC로 나가 밀양, 청도 방면 24번 국도를 타고 간다. 교동사거리에서 영남루 방면으로 좌회전해 직진, 밀성 회전교차로에서 영남루, 밀양역 방면 12방향으로 나가 직진, 북성사거리 회전교차로에서 영남루, 밀양역 방면 9시 방향으로 나가 직진, 밀양관아 앞에서 우회전해 밀양교를 건넌다. 계속 직진해 용두교를 건너 약 400m 가면 왼쪽에 용궁사 이정표가 있다. 좌회전해 끝까지 올라가면 용두산생태공원 입구다. 정상으로 향하는 달팽이 산책로와 정상의 달팽이 전망대도 멋지다.


◆ 경북 칠곡군 약목면 남계지 둘레길


경북 칠곡군 약목면 남계지.

경북 칠곡군 약목면 남계지.

남계지. 물가 갈대밭 습지를 가로지르는 데크 교량과 정자 쉼터, 출렁다리, 바위산폭포, 그리고 동산 숲이 이어져 아기자기한 정취가 있다.

남계지. 물가 갈대밭 습지를 가로지르는 데크 교량과 정자 쉼터, 출렁다리, 바위산폭포, 그리고 동산 숲이 이어져 아기자기한 정취가 있다.

남계지는 일제강점기인 1936년 준공된 농업용 저수지다. 최근에 둘레길을 만들고 출렁다리와 정자, 쉼터 등을 조성해 알음알음 사람들이 찾아드는 수변공원이 됐다. 저수지의 남서 모서리에는 출렁다리가 슬쩍 걸쳐져 있다. 길이 60m 정도로 물가 갈대밭 습지를 가로지르는 데크 교량과 정자 쉼터가 있는 우회길이 이어져 아기자기한 정취가 있다. 출렁다리는 폭포가 있는 인공 바위산과 연결된다. 바위산 꼭대기는 전망대다. 출렁다리와, 정자쉼터와, 폭포수의 정수리와, 노니는 구름과, 수면을 긁는 물새와. 먼먼 산들과 가까운 마을까지 저수지일대가 모두 조망된다.


바위산을 지나면 동산이다. 손등처럼 작지만 키 큰 수목들이 숲을 이룬 아늑한 동산이다. 야자매트가 깔린 마루금 따라 소나무가 장하고 가장자리에는 활엽의 관목과 교목이 무성하다. 숲에는 벤치가 넉넉하고 운동기구도 부족함 모르게 자리해 있다. 청명한 그늘 속에 한 사람이 미동 없이 앉았다. 오랜만의 벗처럼 정다운 애정이 솟는다. 어디선가 소년들의 짧고 새된 목소리가 들린다. 동산 바로 곁에 약목고등학교가 있으니 환청이 아니다. 아득한 기억이 일렁이고, 귀여운 개구리밥이 애교스럽게 몰려든다. 참 다정한 남계지다.


글·사진=류혜숙 전문기자 archigoom@yeongnam.com


>>여행정보

경부고속도로 왜관IC로 나가 오른쪽 4번국도 왜관방향으로 간다. 매원사거리에서 좌회전해 직진, 제2왜관교 건너자마자 김천방향으로 우회전해 직진, 남계삼거리에서 왼쪽 길 약목로로 들어가면 곧바로 왼편에 남계저수지 둑이 보인다. 직진하다 SK주유소 앞에서 좌회전, 소미할매칼국수 가게 옆으로 좌회전해 들어가면 출렁다리 앞에 주차장이 있다. 가까운 '칠곡가시나들' 벽화거리도 들러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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