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구 중구 달구벌대로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이번 비는 가뭄 해갈에 다소 도움이 되겠지만 댐과 저수지의 낮은 저수율을 크게 끌어올리기에는 부족해 완전한 해갈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광복절 연휴 기간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곳곳에 700~800㎜(누적 강수량)에 달하는 물폭탄이 투하됐지만 인접한 대구·경북은 70㎜ 안팎에 그쳤다. 같은 영남권인데도 강수 편차가 크게 나타난 것. 이는 제13호 태풍 '돌핀' 영향으로 동쪽 고기압에 막힌 고온다습한 공기가 남해안에 집중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7일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17일 오후 1시까지 대구경북 지역별 누적 강수량을 보면 경산 84㎜, 청도 75.5㎜, 고령 73㎜, 대구 69.5㎜, 경주 85㎜, 영천 65.2㎜ 등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같은 기간 경남에는 남해안을 중심으로 거제 851.1㎜, 통영 704.8㎜ 등 극한 호우가 이어졌다. 특히 거제의 경우 17일 오전 1시 32분부터 1시간 동안 124.5㎜에 달하는 비가 쏟아졌다. 1972년 거제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시간 강수량 수치로는 역대 최대치다.
이처럼 영남권 내 지역별 강수량이 크게 엇갈린 건 태풍이 남긴 저기압을 따라 유입된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남해안에 집중된 탓이다. 대구기상청 예보담당관은 "저기압이 우리나라 남서쪽으로 접근하면서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강하게 유입됐다"며 "이 과정에서 남해안에 비구름이 집중됐고, 한반도 동쪽에 자리 잡은 고기압 영향으로 비구름대의 이동이 더뎌지면서 남해안에 강수가 집중됐다. 대구경북은 상대적으로 내륙에 위치해 남해안보다 강수량이 적고 비 피해도 크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좁은 지역에 비가 집중되는 국지성 강수의 만성화(오랜 시간 지속)에 주목했다. 계명대 김해동 교수(환경공학과)는 "최근엔 비가 넓은 지역에 고르게 내리기보다 수증기 유입 경로나 지형, 대기 불안정 등의 조건에 따라 좁은 지역에 짧은 시간 집중되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연간 강수량뿐 아니라 비가 어느 지역에 얼마나 짧고 강하게 집중되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경북은 이달 19일까지 곳에 따라 소나기가 내리겠다.
조윤화
사회1팀 조윤화 입니다. 중구 동구 시민단체 복지 맡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