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갑)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골프 회동에서 "개헌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도 "개헌의 '개'자도 언급이 없었다"고 했고, 송언석 의원(김천)은 "개헌 논의는 이 대통령과는 무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과의 골프 회동을 둘러싸고 불거진 '개헌 논란'에 대한 TK 중진 의원들의 해명성 발언이다. 정국을 전환하려는 여권의 계산된 판에 무비판적으로 발을 들여놓아 정치적 명분을 실어주고 뒤늦게 사태 진화에 부심하는 모습이 안쓰럽기 짝이 없다. 지금 분출하는 대통령과 여권발(發) 개헌론은 국정 동력을 회복하고 정국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정략적 성격이 짙다. 결국 진정성 없는 국면 전환용 땔감에 TK 중진 의원들이 '불쏘시개' 역할을 한 셈이다. 골프 회동을 두고도 "개헌 논의가 있었다"는 증언과 "없었다"는 해명이 엇갈리는 모습은 여권의 '갈라치기' 전략에 얼마나 무방비로 노출되었는지를 보여줄 뿐이다.
TK 중진들의 행보는 심각한 정무적 감각의 부재를 드러낸다. '지역 현안 논의'라는 핑계를 대지만, 정권 견제의 역할을 기대한 지역민에 대한 배신이자 정국 인식의 오판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욱이 윤 의원과 송 의원은 당의 전략을 책임졌던 원내대표 출신이다. 비공식 스킨십을 일반적 정치 접촉으로 가볍게 여겼다면 정무적 무능이요, 여권의 '개헌론 군불 때기'에 이용될 위험을 알면서도 참석했다면 당의 대여 투쟁 대열을 무너뜨린 경솔함이다. 지역민들이 표를 모아준 것은 여권의 정략적 판짜기에 들러리를 서라는 뜻이 아니다. TK 중진들은 비겁한 해명 뒤에 숨을 게 아니라, 당 지도부와의 전략적 기조 속에서 정권 견제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중진다운 무게감과 정무적 경각심을 회복하라는 게 지역민의 명령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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