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계획' 발표가 임박했다. 발표 예상일은 오는 25일쯤이다. 대구가 사활을 건 유치목표 '1번'은 익히 알려진대로 IBK기업은행이다. 중소기업 최대 집적지인 대구가 객관적 평가에서 가장 앞서왔다. 특·광역시 중 중소기업(92.3%)과 제조업 비중(99.5%) 모두 1위이고, 기존 신용보증기금과의 시너지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은 여타 경쟁자치단체와 구별되는 강점이다. 그런데 대구시와 중앙부처 안팎에 나도는 얘기가 심상찮다. 안심할 수 없는 변수가 유령처럼 떠돈다. 다름 아닌 '정치적 개입 및 판단 가능성'이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다. 우선 놀랍고, 이게 사실이라면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공공기관 이전이 정치적 나눠 먹기로 전락하면 지역 균형발전은 공염불이나 마찬가지다. 극심한 지역 갈등 후유증은 물론이고 또다시 허허벌판에 공공기관 건물만 덩그러니 남는 한심한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당초 '대구행(行)'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이게 막판 최대 격전지가 된 데에 '변화된 정치환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는다. 한국산업은행 유치가 유력한 부산이 기업은행까지 욕심내고, 울산 또한 뒤늦게 유치전에 가세했다. 전남광주특별시와 전북도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갑자기 경쟁구도가 복잡해진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게 있다. 부산과 울산, 전남광주특별시와 전북이 어떤 곳인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단체장을 다시 빼앗거나 전통적 민주당 텃밭이자 행정 통합으로 정치적 흡인력이 급부상한 자치단체들이다. 이 같은 정치 환경의 지정학적 변화와 최근 노골화하는 정부의 'TK 패싱'이 상승 작용을 일으켜 기업은행 대구 유치의 불리한 변수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과 관련해 사실상 '서울 잔류 제로(0)'에 도전하라는 원칙을 제시했다. 과감한 조치를 예고한 것이다. 이전 대상 기관이 최소 300~400개는 될 듯하다. 이는 서울 소재 공공기관의 단순히 사무공간 이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방 거점도시의 일자리, 교육·주거 환경, 산업생태계 조성과 직접 연결된다. 이게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지역별 특성과 성장전략이 유기적으로 통합되게 만들어야 한다. 기관 이전의 주요한 잣대는 바로 그것이다. 공공기관 이전이 정치적 이슈로 소비될수록 이전 대상 선정 기준은 흐려진다. '정치적 고려'의 불씨는 지역 간 갈등과 불만으로 쉽게 전이되는 관성을 지닌다. 대표적인 것이 행정 통합을 이룬 지역에 우선권을 주겠다, 선택과 집중하겠다는 정부 방침이다. 이는 정치적 특혜와 지역 차별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이런 국론 분열적 정책을 왜 정부가 나서서 추진하려는가. 철회해야 마땅하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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