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 발표 전망
기업은행에 부산·울산 등 5개 지자체 몰려
대구 비수도권 최대 중기 집적지, 신보 시너지
대구지역 이전공공기관이 밀집해 있는 동구 신서동 혁신도시 전경. 영남일보 DB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 발표가 임박하면서 지자체 간 IBK기업은행 유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유치전에는 대구를 포함해 5개 지자체가 뛰어들었다. 객관적 평가에선 대구가 중소기업 최대 집적지라는 점에서 가장 우세하다는 평가지만, 정치적 개입·판단 가능성이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구의 경쟁력을 알리는 것을 넘어 중앙정부가 대구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명분' 마련이 막판 과제로 떠올랐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중앙부처 이전과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은 25일 발표된다. 이날 금융위원회 등 중앙부처 이전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구시가 유치를 희망하는 국책은행과 출자출연기관 등 34개 공공기관은 이르면 다음달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당초 '대구행' 가능성이 높게 거론된 기업은행은 막판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한국산업은행 유치가 유력해진 부산이 또 다른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울산도 경쟁에 본격 가세했다. 전남광주특별시 나주와 전북 익산에서도 기업은행 유치 목소리를 내면서 경쟁 구도가 복잡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현 정부 들어 'TK 패싱'이 두드러지고 있는 점도 변수로 등장했다. 공공기관 배치 과정에서 지역 간 안배와 정부의 정책적 판단이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대구로서는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대구시 공공기관이전담당관 황필상 이전지원팀장은 "대구시는 이달 전국 최초 과장급 정규 조직인 '공공기관이전담당관'을 신설하며 유치전에 힘을 싣고 있다"며 "단순히 기관 유치에 그치지 않고, 이전기관 임직원의 안정적인 지역 정착을 위한 주거·재정·세제 지원 방안까지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판단이나 개입 없이 지역적인 경쟁력만 본다면 대구가 유치전에서 앞서 있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대구가 기업은행을 최우선 유치기관으로 정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경북대 하혜수 교수(행정학부)는 "기업은행을 원하는 지자체는 많지만, 1번 목표로 내세운 곳은 대구가 사실상 유일하다. 마지막 단계에서 정부가 경쟁 지역별 우선순위를 비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정부가 기업은행의 대구 이전을 결정하는 데 따른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논리를 만드는 데 전략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구는 일찌감치 기업은행을 최우선 유치 대상으로 정하고 관련 논리를 다듬어 왔다. 2023년 8월 'IBK기업은행 대구 이전에 따른 파급효과 분석 및 유치전략' 용역을 시작으로 네 번의 용역과 수십 차례의 정부·국회 대상 유치활동을 펼쳤다. 지역 정치권도 힘을 보태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이 2024년 11월 중소기업은행법을 대표발의했다.
대구시는 기업은행 유치 핵심 논리로 대구가 전국 최대 중소기업 집적지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대구는 특·광역시 중 중소기업 비중(92.3%)과 제조업 비중(99.5%) 모두 1위 도시다. 제조 중소기업 비중(99.77%) 역시 전국 2위 수준이다. 중소기업을 위한 국책은행은 중소기업이 가장 밀집한 곳으로 가야 한다는 논리다.
기존 공공기관과 시너지도 빼놓을 수 없다. 대구에 자리 잡은 신용보증기금의 '보증' 기능에 기업은행의 정책금융·성장자금 공급 기능을 결합하면 지역 중소기업의 성장단계에 맞춘 완성형 금융지원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대구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정부가 대구를 로봇·미래모빌리티·의료 등 첨단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이들 산업의 대규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을 뒷받침할 금융기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대구시는 20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2차 공공기관 이전 대구경북 유치전략 간담회'를 연다. 막바지에 이른 공공기관 유치전에서 전략을 점검하고, 대구경북 공동전선 구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간담회에는 지역 국회의원 20여명을 비롯해 시·도 부단체장 및 관련 실·국장 등이 참석한다.
한편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국책은행과 금융기관 노조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오는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한 뒤 다음 달 4일 총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 노조는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금융을 최전선에서 감독해야 할 금융기구까지 후선으로 후퇴시키는 초악수"라며 지방 이전 중단을 요구했고, 산업은행 노조도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을 향해 "산업은행을 이전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하라"고 요구했다.
이승엽
대구시청 경제부서와 산업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도 끝까지 듣겠습니다.
구경모(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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