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모처럼 큰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2026세계마스터즈육상대회(WMAC)다. 지난 21일 대구스타디움에서 막을 올렸다. 9월3일까지 진행된다. 해외 선수단 참가 규모로 보면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이은 역대급이라 할 만하다. 106개국에서 1만1천176명의 선수와 동반자가 참가했다고 조직위는 밝혔다. '대구에서 즐기는 세계 육상인들의 여름휴가(Athletes' Holiday in Daegu)'란 주제답게 '육상도시 대구'란 또 하나의 브랜드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모든 국제행사가 그렇지만 이번 대회도 의미가 적지 않다. 대한민국 지방도시 대구가 지향하는 목표점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국제화이다. 지금 세계는 도시 간 경쟁으로 치달은 지 오래다. 국내만 해도 영남의 경쟁도시 부산은 국제영화제, 아시안게임, BTS 공연, 해양관광을 중심으로 국제적 명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대구도 월드컵, 세계육상대회, 솔라시티 총회, 국제뮤지컬 페스티벌을 무기로 국제화에 매진해왔으나 근년 들어 주춤해졌다.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대구의 국제화를 재차 주목해야 한다.
도시는 브랜드로 먹고산다. 도시 특유의 개성과 감성은 외부인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된다. 이번 마스터즈 대회 참가자(35세 이상)들은 모두 자비로 대구를 찾았다. 항공·숙박비를 스스로 부담한다. 왕년의 선수 출신들이 추억을 돌아보거나, 아마추어 육상 마니아들이 '평생 육상 대회'에 참가했다. 경기 결과도 중요하겠지만 그들이 찾은 아시아의 K컬쳐 나라, 코리아의 내륙도시 대구를 경험한다는 기대도 강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마스터즈실내육상경기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대구를 방문한 이들도 많다. 동성로를 비롯해 수성못, 팔공산, 서문시장, 근대 골목, 미술관, 야구장과 도심 카페 거리 등 대구의 핫 스팟을 그들에게 안겨야 한다. 숙박과 쇼핑, 관광 특수에서 장점은 부각하고, 고칠 것은 고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한국의 대부분 도시들이 그렇지만 대구도 안전함에 있어서는 세계적이라 할 만하다. 유럽이나 아시아, 중남미 국가가 테러나 외국인 차별, 관광지의 좀도둑으로 악명을 드높이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 이번 대회도 안전한 도시, 깨끗하고 정갈한 대구의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도시의 국제화는 도시민의 국제적 감수성에 달려 있다. 그건 대회 조직위나 공무원들만의 책무는 아니다. 이방인을 포용하는 능력은 품격 있는 국제도시의 전제조건이다. 이번 대구 대회의 슬로건은 트리플S, 'Start(시작), Spring(도약), Smile(미소)'이다. 친절하게 길을 안내하고, 힘차게 코스를 달리는 이들에게 따뜻한 눈길과 박수를 보내 줄 때 대구의 브랜드는 세계로 달릴 수 있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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