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혁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유치위원장
얼마 전 부은 얼굴의 환자가 왔었다. 다니는 치과에서 신경치료를 받고 오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살펴보니 다수의 임플란트가 식립돼 있었고, 남은 치아 주변에는 치석과 잇몸 부종이 심했다. 스케일링과 잇몸치료를 포함한 치주 관리도 필요하다고 설명했지만, 환자는 이미 받고 왔다고 신경치료만을 원했다. 조심스레 어느 치과인지 물어보니 저가 임플란트로 유명한 치과였다. 그러고 보니 요즘 진료실에서 환자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 있었다. "60만원 임플란트, 괜찮은 건가요?" 유튜브와 SNS에서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운 임플란트 광고가 늘면서 이런 궁금증도 커지고 있나 보다.
먼저 분명히 할 것은 싸다고 해서 나쁜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저렴한 것은 덤핑이라 질이 낮으니 나쁜 치과다' 이런 논리는 전혀 현실적이지도 않고 설득력도 없다. 뼈와 잇몸 상태가 양호하고 해부학적으로 특별한 문제가 없는 단순한 경우라면 효율적인 진료 시스템을 활용해 짧은 시간에 합리적인 비용으로 치료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좋은 진료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은 환자에게 당연히 좋은 치과다. 하지만 모든 임플란트가 같은 난이도의 치료는 아니다. 환자에 따라 뼈이식이나 잇몸치료, 신경이나 상악동과의 관계, 주변 치아와의 교합, 최종 보철물의 형태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임플란트는 단순히 '심는 치료'가 아니라 구강 전체를 살펴 장기적인 기능과 예후를 설계하는 치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하나의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임플란트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면 왜 난이도가 더 낮은 비보험 진료를 같은 방식으로 저렴하게 제공하지 않는지, 또한 저렴한 보험이 되는 치료는 설명하지 않는지에 대한 점이다. 임플란트만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환자를 유입한 뒤 다른 치료가 크게 늘어난다면, 치료계획을 한 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환자가 물어야 할 것은 단순히 "얼마?"가 아니다. 임플란트를 하지 않고 살릴 수 있는 치료가 있는지, 다른 치아는 왜 치료해야 하는지, 치료 후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관리하는지 등을 함께 알아야 한다. 특히 지나치게 낮은 가격이 어떤 구조에서 가능한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량 구매와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원가를 낮춘 것이라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막대한 광고비와 임대료, 인건비 등을 부담하면서 임플란트에서 이익이 거의 남지 않는 구조라면 다른 진료를 통해 손실을 보전하려는 과잉진료의 유혹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임플란트 시술은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치아일수록 살리지 않고 발치 후 임플란트가 아주 간단하다는 점도 있다. 게다가 환자 본인도 모르게 의무기록지를 위조해 급여와 비급여 이중청구 및 허위청구를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모든 저가치과가 그렇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실제로 대구에서도 이러한 행태로 경영을 유지하다가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었다. 문제는 가격 자체가 아니라 그 가격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인 것이다.
또 의료행위는 법이 정한 면허와 업무 범위가 있다. 특히 많은 환자를 보는 공장형 치과에서 보이는, 수술만 치과의사가 담당하고 보철 과정은 치과의사가 아닌 사람에게 진료를 위임하는 불법행위가 있다면, 아무리 저렴해도 환자에게 좋은 진료라고 할 수 없다. 뿐만아니라 레진충전, 심지어 신경치료와 잇몸치료까지 보조인력이 시행하는 치과가 실제로 단속된 경우도 의외로 많다.
결국 시민에게 필요한 것은 가장 싼 임플란트가 아니다. 이런 점에서도 국립치의학연구원의 역할은 중요하다. 국민이 치과의료의 가격과 품질을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임상정보와 표준을 마련하고, 새로운 치료기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국가 차원의 기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구를 '임플란트를 싸게 하는 도시'가 아니라 국민이 더 안전하고 합리적인 치과의료를 받을 수 있는 기준을 만드는 도시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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