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일 중수청 출범…대구중수청 223명 배치
대구경북 마약·경제 사건 등 대규모 중대 범죄 전담
경찰·중수청 수사권 경합 우려, 기준 마련 시급
정부가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가운데 사진 속 대구 남구 남산빌딩에 오는 10월 2일 출범하는 대구지방중대범죄수사청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현덕 기자
오는 10월 2일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이 새로 출범함에 따라 대한민국 형사 사법 체계가 큰 전환점을 맞게 됐다. 검찰청 폐지에 따른 수사(중수청·행안부)-기소(공소청·법무부) 분리로 수사기관에도 중대한 변화가 생긴다. 특히 '중수청'이 주목받고 있다. 검찰의 기존 수사 기능을 실질적으로 이어받는 구조인 만큼, 성공적인 안착이 중요해 보인다. 이에 영남일보가 두 차례에 걸쳐 대구 중수청 출범이 지역에 미칠 변화와 과제, 혼선과 제도적 보완점, 사회경제적 여파 등을 짚어본다.
◆'대구중수청' 출범 코앞 '조직 구체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형사사법 체계의 한 축을 담당해 온 검찰 수사 기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수사·기소 업무 이원화로 검찰 직접수사 업무가 중수청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일부 범죄 수사를 경찰이 담당하게 되면서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지역에서 발생하는 중대범죄 수사를 책임질 '대구중수청'의 조직 및 인력 구성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수청의 '뼈대'는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 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수청은 본청과 서울·부산·인천·대구·대전·광주 등 6개 권역별 지방청으로 구성된다. 전체 정원은 2천874명(본청 396명·지방청 2천478명)이다. 이중 대구 남구 대명동(남산빌딩 예정)에 둥지를 틀 대구중수청엔 수사인력 223명이 배정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직제를 살펴보면, 대구중수청의 경우 1차장·3국·10과·4담당관 체제가 유력하다. 직급별로는 고위직을 제외하고 5급 24명, 6급 46명, 7급 55명, 8급 36명, 9급 36명으로 구성된다. 전체 정원의 절반 가까이가 실무 수사를 전담할 6·7급 수사관들로 채워진다.
◆중수청 '검찰 인력' 변수
지난 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검찰청에서 한 검찰 관계자가 중대범죄수사청 임용 설명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중대범죄수사청은 이달 11일까지 전국 고·지검을 순회하며 검사와 검찰청 직원을 대상으로 임용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윤호 기자
공식 출범을 하지 않은 현재 중수청에 대한 주요 관심사는 검찰(검사, 수사관)에서 얼마나 자리를 옮기느냐 여부다. 평소 국가적·사회적으로 중대한 범죄에 대해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검사들이 중수청에 자리를 잡아야만 출범 초기 혼란을 줄이고, 수사 전문성까지 확보할 수 있어서다. 이는 경찰로만 끌고 가기엔 힘이 부칠 수밖에 없다는 인식도 자리한다.
지난 5~20일 전국 5개 고검과 13개 지검에서 중수청 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검사 200여명과 검찰 수사관 등 총 3천여명이 참석했다. 현재 전체 지원자 규모는 정원의 80%(2천300여명)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사 지원자(10일 기준 현원 2천63명)는 약 5%(100여명)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에선 부장급 검사 1~2명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검사 지원 현황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검사 지원율이 낮은 것은 직급과 처우 문제, 공소청 직제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정부는 검찰 수사 인력 확보를 위해 검사 직급 체계를 중수청에 그대로 부여하는 임시방편을 마련했다. 중수청으로 이동하는 검사가 특정직공무원(수사관) 신분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하향 이직'이란 꼬리표를 떼어 주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른 일선 검사들의 중수청 특례 임용 직급 체계는 지검장 1급, 차장·부장검사 2급, 10년 이상 3급, 10년 이하 4급이다.
공소청 조직·업무 체계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점도 검사들의 중수청 지원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기관별(중수청·공소청) 업무 영역과 권한에 따라 향후 검사들의 처우와 경력 설계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현재 공소청 정원과 전문 수사 지원조직(과학수사부 등) 배치 등 세부 구성은 확정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대구지역 한 검찰 수사관은 "대구중수청에 지원한 지역 내 검사들의 경우, 수사 경력이 높은 검사들보다 평검사 출신들이 대다수일 것이라는 내부 소식이 돌고 있다"며 "직급과 처우 문제와 공소청 직제 확정 후 추가 임용을 보는 눈치싸움까지 더해져 일선 검사들의 지원율은 다소 낮은 반면, 일선 검찰 수사관들은 승진 적체에서 벗어나고자 중수청 지원 움직임이 많다"고 귀띔했다.
◆대구중수청 출현 '지역 수사 체계 대전환'
오는 10월 검찰 개혁에 따라 전활될 대구 경찰·중수청 간 수사 체계. 이미지=생성형 AI Gemini
행안부 소속 독립된 전문 수사기관인 '중수청' 출범은 수사기관 역할을 재정립한다는 의미도 있다. 경찰이 일반 형사사건을 전담하고, 중수청이 사회적 파급력이 큰 중대범죄를 맡아 각각 공소청에 넘기는 새 형사사법 시스템이 가동되는 것이다.
현 중수청 관련 법령 직제안을 보면, 중수청이 맡을 전문 수사 영역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내란·외환)·사이버·법 왜곡 등 7개 중대범죄다.
전국 중수청 가운데 대구경북(수사 권역)을 관할하게 될 대구중수청이 주목할 수사 분야로는 마약·경제 범죄가 꼽힌다. 최근 대구에서 발생한 마약범죄 검거 건수(경찰청·검거 인원)는 2021년 427명, 2022년 578명, 2023년 743명, 2024년 505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부터 감소했지만, 매년 수백명 규모의 마약사범이 검거되고 있다. 특히, 단순 투약범보다 공급 사범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유통망과 자금 흐름까지 추적하는 전문 수사역량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 내 경제범죄 중 발생 비중이 큰 유형은 매년 1만여건을 웃돌고 있는 '사기' 사건이다. 향후 중수청에서 일반 민생형 사기(대구경찰) 대신에 다수 피해자를 양산하는 투자·분양 사기나 범죄수익 은닉이 결합된 사건 등을 맡게 될 공산이 크다.
수사체계 개편의 핵심 쟁점은 '누가, 무엇을 수사하느냐'다. 사기 사건에서 일반·중대 범죄의 경계선을 어디에 둘 것인지, 마약 사건에서 투약 사범과 조직적 유통범죄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등에 따라 수사 주체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이는 특정 사건을 두고 경찰·중수청의 수사권 경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수사 기관끼리 책임 공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경찰과 중수청 간 명확한 사건 배분 기준과 신속한 이첩, 원활한 정보공유 체계 마련이 새 수사체계의 혼선을 줄일 핵심 과제로 떠오르는 이유다.
대구경찰청 A 경감은 "마약과 경제 범죄 등은 단순 범죄처럼 보이다가도 전국 단위로 판이 커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만큼 사건 성격이 커졌을 때를 대비한 협업 체계가 현장에서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경찰과 중수청 모두 '우리가 더 수사해 볼까'하는 생각을 하다간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 또 서로 사건을 떠넘기다간 수사가 늘어질 수도 있어 실무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대구중수청 출범의 진정한 시험대는 경찰과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얼마나 빈틈없이 처리하느냐에 달렸다고 여긴다. 대구한의대 박동균 교수(경찰행정학과)는 "경계 사건에 대한 업무 혼선을 줄이기 위해선 지역별로 1차 수사 주체와 사건 이관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한 매뉴얼 마련과 경찰과 중수청을 중재할 수사협의체 구축이 필요하다"며 "이는 정확하고 공정하게 수사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미다. 수사 결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수사 전문성과 책임성이 함께 작동할 때 중수청과 경찰은 신뢰를 얻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동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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