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기업 <주>아리온 김용덕 대표 인터뷰
드론용 안드로이드 구상…SW 독자 기술 확보
경산 모터공장 흡수합병…연 1만대 양산능력
지난 20일 대구 수성알파시티 사옥에서 만난 <주>아리온 김용덕 대표가 자사 드론 기체 모형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승엽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드론은 현대전 판도를 바꿀 핵심 전력으로 부상했다. 정찰·감시를 넘어 직접 타격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표적을 스스로 식별·추적하는 단계로 진화하면서 드론 기술력은 국방 경쟁력으로 직결되고 있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산불·홍수 등 대형 재난까지 빈번해지면서 드론의 활용 영역·가치는 더 커졌다. 하지만, 세계 드론시장을 중국 기업들이 사실상 장악하면서 보안과 데이터 유출, 공급망 종속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실정이다. 중국산이 판치는 드론시장에 두뇌부터 기체까지 '풀스택 AI'를 앞세워 도전장을 내민 대구 기업이 있다. <주>아리온이다.
2015년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창업프로그램 '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 데뷔한 아리온은 AI 드론 종합 플랫폼 기업이다. 국방·스마트시티·경찰·소방 등에 차세대 지능형 무인항공시스템을 개발·공급한다. 특히 두뇌 역할인 메인 컴퓨터부터 드론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기체(하드웨어) 설계·제작까지 완전 국산화를 위한 핵심기술을 모두 갖춘 국내 손꼽히는 드론 기업이다.
최대 경쟁력은 드론 분야 독보적인 소프트웨어 기술력이다. 창업 당시 사명은 '무지개연구소'. 군·소방·배송 등 용도에 따라 제각각인 드론을 하나의 체계로 제어하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스마트폰 기종이 달라도 하나의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작동하듯, 서로 다른 드론을 연결하는 일종의 '드론용 안드로이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핵심은 드론 두뇌 역할을 하는 '미션 컨트롤 컴퓨터(MCC)'다. CPU와 GPU, 저장장치 등을 손바닥만 한 크기로 집약한 소형 컴퓨터로, 드론의 비행을 제어하고 임무 수행에 필요한 각종 AI 소프트웨어를 구동하는 역할을 한다. 정찰용 드론에는 객체 추적과 영상 분석 기능을, 배송용 드론에는 목적지 이동과 물품 투하 기능을 적용하는 식이다. 여기에 지상에서 드론의 비행과 임무를 통합 제어하는 '그라운드 컨트롤 시스템(GCS)'까지 자체 개발했다.
두뇌 개발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제 기체에 구현해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제조 역량도 확보했다. 2022년 경북 경산의 산업용 모터 제조기업을 흡수합병하며 드론의 핵심 부품인 모터부터 기체 설계·제작까지 하드웨어 역량을 내재화했다. 여기에 약 6천611㎡(2천평) 규모 자체 생산시설을 확보하며 연간 1만대 이상 드론을 생산할 수 있는 양산 체계도 마련했다. 소프트웨어 개발부터 기체 제작과 양산까지 전 과정을 자체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아리온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아리온은 향후 1~2년을 국내 드론산업 '분수령'으로 관측한다. 연구·실증에 머물렀던 군용 드론이 정찰·수송 등 임무별 표준화 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전력화와 양산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돼서다. 이 과정에서 기술력과 양산 능력을 동시에 갖춘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는 게 아리온 측 설명이다. 두뇌부터 기체 설계·양산까지 원스톱 생산 체계를 갖춘 아리온이 다가올 시장 재편을 '도약의 기회'로 보는 이유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매출 6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최대 10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본격적인 군용 드론시장 진입을 발판으로 외형을 키워 5년 내 기업공개(IPO)에 도전하고, 영남권을 대표하는 드론 앵커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김용덕 아리온 대표는 "무심코 냈던 창업 아이디어가 선정돼 '강제(?)창업'한 지도 벌써 10년이다. 어려운 순간도 많았지만 끝까지 버텨내며 한 계단씩 성장해왔다"며 "대구에는 뛰어난 인재가 많지만 정작 이들의 눈높이를 충족할 기업은 많지 않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인재들이 지원해보고 싶은 회사, 자신의 커리어를 키우고 싶은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승엽
대구시청 경제부서와 산업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도 끝까지 듣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