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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대, 미국서 TK경제의 길을 묻다 ⑤] 공유오피스 넘어 공유 공장 ‘Circuit Launch’

2026-09-05 08:00

제품 만들고 시험해야 하는 하드웨어 스타트업, 초기 비용 부담 커
Circuit Launch, 제조장비·공간 공유하고 제품 제작·공급망 연결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위치한 Circuit Launch의 공동 제조공간에 각종 기계가공 장비와 작업대가 마련돼 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위치한 Circuit Launch의 공동 제조공간에 각종 기계가공 장비와 작업대가 마련돼 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 부양을 내건 이후 유례없는 '코스피 시대'를 맞고 있다. 지난 6월22일 코스피는 9,114.55까지 올라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에는 6천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조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향후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러한 흐름 속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업의 주가와 기업가치도 크게 상승했다. 기업가치 상승은 기업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다시 사업 확장과 연구개발 등에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그러나 자본시장이 커지는 것만으로 모든 기업의 자금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제조 스타트업은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전 장비와 작업공간, 시제품 제작 등에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만큼 제품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초기 비용 자체를 낮추는 환경이 중요한 이유다.


지난 6월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위치한 Circuit Launch 입구에서 안내 로봇이 방문객을 맞고 있다. 정지윤 기자

지난 6월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위치한 Circuit Launch 입구에서 안내 로봇이 방문객을 맞고 있다. 정지윤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 Circuit Launch에 로봇과 관련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정지윤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 Circuit Launch에 로봇과 관련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정지윤 기자

◆대구경북 로봇산업 기반 갖춰


대구경북은 제조업 기반을 갖춘 지역이다. 로봇과 미래모빌리티를 앞세운 만큼 새로운 제조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기업의 기술 개발뿐 아니라 제품을 실제로 만들고 시험할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하다.


지난해 12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발표한 '2024년 로봇산업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영남권 로봇 사업체는 709개사로 전체 2천509개사의 약 28.2%다. 수도권 1천424개사(약 56.8%)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충청권은 257개사, 호남권은 119개사였다.


매출에서도 영남권은 수도권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영남권 로봇산업 매출은 1조6천458억3천만원으로 전체 6조1천694억5천400만원의 약 26.7%다. 수도권은 3조9천733억7천만원으로 전체의 약 64.4%를 차지했다. 충청권은 4천472억7천만원, 호남권은 1천29억8천400만원이다.


인력 역시 영남권이 수도권 다음으로 많았다. 영남권 로봇산업 인력은 8천714명으로 전체 3만4천649명의 약 25.1%다. 수도권은 2만2천76명으로 약 63.7%였다. 충청권은 3천271명, 호남권은 588명이다.


앞으로 대구경북은 로봇을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26일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에 따라 대경권 성장엔진으로 미래모빌리티와 로봇, 반도체, 이차전지를 선정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이에 따라 '첨단 소재부품·AI 로봇 중심지'를 목표로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AI 기반 휴머노이드와 지능형 로봇 생산을 비롯해 로봇 제조·구동·운용에 필요한 핵심부품 산업을 육성할 예정이다.


결국 로봇산업을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기업을 유치하는 것뿐 아니라 새로운 기업이 제품을 만들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 Circuit Launch 내부에 3D프린터를 비롯한 각종 제조·전자장비가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하드웨어 스타트업들이 공간과 장비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정지윤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 Circuit Launch 내부에 3D프린터를 비롯한 각종 제조·전자장비가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하드웨어 스타트업들이 공간과 장비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정지윤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 Circuit Launch에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개발한 로봇이 전시돼 있다. 정지윤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 Circuit Launch에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개발한 로봇이 전시돼 있다. 정지윤 기자

◆공유오피스 넘어 '공동 공장'


지난 6월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위치한 'Circuit Launch'. 입구에 도착하자 동그란 눈을 가진 안내 로봇이 방문객을 맞았다. 옆으로는 이곳에서 제작된 로봇들이 전시돼 있어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이라는 점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일반적인 사무실과는 다른 모습이 펼쳐졌다. 하나의 거대한 창고 같은 공간 곳곳에는 로봇과 하드웨어 제품 제작에 활용되는 장비가 놓여 있었다. 3D프린터와 측정·전자장비부터 대형 기계가공 장비까지 다양했다. 한쪽에서는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각자 자리에서 직접 제품을 만들고 있었다.


Circuit Launch는 로봇과 드론, 의료기기, 센서 등 실제 제품을 만드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공간과 제조장비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곳이다. 단순한 공유오피스를 넘어선 'Co-factory(공동 공장)' 개념을 내세운다. 초기 하드웨어 기업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사무공간과 제조장비 등을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제품 제작뿐 아니라 공급망 연결까지 지원하는 방식이다.


알렉스 단타스(Alex Dantas) Circuit Launch 창립자 겸 CEO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소프트웨어 스타트업과 다르다. 로봇과 드론, 의료기기, 센서 등은 실제 제품을 만들고 시험해야 하기 때문에 공간과 장비, 제조 경험이 필요하다"면서 "하드웨어 창업가는 아이디어만 가지고 와도 된다. 제품 제작부터 공급망 연결까지 도와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Circuit Launch는 입주 기업의 지분을 확보하지 않는다. 대신 창업가가 실제 제품을 만들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제조 인프라와 멘토링, 교육, 커뮤니티 등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단타스 CEO는 "우리는 투자기관이 아니다. 창업가들이 실제로 회사를 만들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집중한다"면서 "돈의 영역을 벗어나면 질문은 달라진다. '어떻게 하면 이 회사가 성장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6월9일(현지시각) Circuit Launch의 알렉스 단타스(Alex Dantas·왼쪽) 창립자 겸 CEO와 셔미 장(Shermie Zhang) 공동창립자 겸 COO가 영남일보와 인터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지난 6월9일(현지시각) Circuit Launch의 알렉스 단타스(Alex Dantas·왼쪽) 창립자 겸 CEO와 셔미 장(Shermie Zhang) 공동창립자 겸 COO가 영남일보와 인터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 Circuit Launch에 마련된 교육·커뮤니티 공간. Circuit Launch는 제조 인프라뿐 아니라 창업가들을 위한 교육과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도 운영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 Circuit Launch에 마련된 교육·커뮤니티 공간. Circuit Launch는 제조 인프라뿐 아니라 창업가들을 위한 교육과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도 운영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대구경북 로봇산업에 필요한 것은


Circuit Launch가 강조하는 것은 로봇을 비롯한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시작 단계부터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대구경북이 로봇산업을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키우기 위해서도 초기기업이 제품을 만들고 시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셔미 장(Shermie Zhang) Circuit Launch 공동창립자 겸 COO(최고운영책임자)는 "로봇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 활성화가 중요하다. 다만 로봇산업과 같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초기 자본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소프트웨어는 노트북만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하드웨어는 실제 제품을 계속 만들고 시험해야 하기 때문이다"면서 "초기기업이 혼자 공장을 만들 필요는 없다. 여러 기업이 공간과 장비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Co-factory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장 COO는 장비와 공간만큼 창업가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로봇 관련 창업가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함께 이야기하고 고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제조 환경을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멘토링과 교육, 커뮤니티가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대구경북이 로봇산업 중심지로 성장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묻자 '인재'라고 답했다. 장 COO는 "첫 번째가 인재이다. 건물부터 지으면 안 된다. 프로그램부터 만들어야 한다. 창업가와 엔지니어, 투자자, 대학 연구자들이 만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많은 도시들이 거대한 건물을 먼저 짓지만 건물이 생태계를 만들지는 못한다. 인재들이 생태계를 만든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건물이 아니다. 인재와 인재 사이 연결이다"라고 강조했다.


기업에는 제품을 만드는 것만큼 실제 고객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 COO는 "많은 엔지니어들이 기술을 먼저 만들고 나중에 문제를 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좋은 스타트업은 반대다. 문제를 먼저 발견하고 그다음 해결책을 찾는다"며 "기술적으로 훌륭한 로봇은 많지만 고객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사업은 실패한다. 실제로 많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기술 때문이 아니라 고객을 찾지 못해 실패한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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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윤

영남일보 정지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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