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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대, 미국서 TK경제의 길을 묻다 ②] “개인재무 필수과목 지정했더니 신용점수 오르고 대출 연체율 33% 줄었다”

2026-08-09 09:15

스티브 범보 미국 경제교육협의회 CEO가 말하는 ‘금융교육’의 중요성
텍사스주, ‘개인재무’를 고교 필수과목 지정 3년 만에 ‘효과’
처음부터 금리·통화정책 설명하면 어렵게 느껴져 싪패하기 마련
카드 이자·대출금리가 내 생활에 어떤 영향 미치는지 이해하면 쉬워져
단기 수익보다 30년 이상 인내하는 장기 투자 원리 배워야

스티브 범보(Steve Bumbaugh) 미국 경제교육협의회(Council for Economic Education) 최고경영자(CEO). <CEE 제공>

스티브 범보(Steve Bumbaugh) 미국 경제교육협의회(Council for Economic Education) 최고경영자(CEO). <CEE 제공>

'코스피 시대'다. 증시가 활성화되면서 투자는 이제 일부의 영역을 넘어섰다. 대구경북에서도 투자 열기는 빠르게 확산 중이다. 올해 대구경북 투자자의 월별 주식 거래대금은 매월 평균 8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 1월 대구경북 투자자의 거래대금은 10조9천306억원, 2월 8조9천586억원, 3월 9조6천679억원, 4월 9조8천289억원, 5월 11조5천510억원, 6월 10조9천919억원으로 주식열풍은 계속되고 있다. 투자 대상도 다양해졌다. 주식 직접투자 이외에도 상장지수펀드(ETF), 암호화폐, 레버리지 상품 등으로 투자처가 확대되고 있다.


반면 단기 매매,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 빚투(빚내서 투자) 등에 따른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30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4조4천669억원이다. 이는 2022년 8월(44조7천699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권에서는 투자 열기 확산과 함께 신용을 활용한 투자도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가 일상이 된 만큼 이제는 '어떻게 투자하느냐'가 더욱 중요해졌다. 투자에 따른 손실 위험도 함께 커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투자 기술보다 금융문해력(Financial Literacy)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대구경북 역시 예외는 아니다. 투자 규모는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지역에서 체계적으로 금융을 배울 기회는 부족하다. 결국 '코스피 시대'를 지역이 함께 누리기 위해서는 투자 열풍에 편승하기 보다 금융문해력을 높이는 것이 먼저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경제교육협의회(CEE·Council for Economic Education)는 건강한 투자문화의 출발점을 '금융교육'에서 찾는다. 스티브 범보(Steve Bumbaugh) CEE의 최고경영자(CEO)는 영남일보와 인터뷰에서 "금융교육은 단순히 돈을 버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평생 올바른 금융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과정이다"며 "좋은 투자는 금융교육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교육의 효과는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사례는 텍사스주다. 개인재무(Personal Finance)를 고등학교 졸업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지 3년 만에 주 평균 신용점수는 32점(약 5%) 높아졌다. 대출 연체율은 33% 감소했다. 델라웨어주도 개인재무 교육을 받은 학생이 평생 평균 11만6천달러(약 1억6천만원)의 추가 소득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금융교육을 졸업 필수과목으로 도입했다. 범보 CEO는 "금융교육은 경험이나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로 효과가 검증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구경북 역시 투자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학생뿐 아니라 성인까지 금융문해력을 높일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티브 범보(Steve Bumbaugh) 미국 경제교육협의회(CEE) 최고경영자(CEO)가 영남일보 취재진과 금융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스티브 범보(Steve Bumbaugh) 미국 경제교육협의회(CEE) 최고경영자(CEO)가 영남일보 취재진과 금융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범보 CEO는 금융교육은 무엇을 가르치느냐보다 어디서부터 시작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제학 이론보다 개인의 삶에 맞닿아 있는 개인재무(Personal Finance)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 그는 "사람들이 저축과 돈 관리, 안정적인 삶 등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날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그때 경제학을 배우면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면서 "처음부터 금리 정책이나 통화정책을 설명하면 어렵게 느껴진다. 반대로 신용카드 이자나 대출금리가 내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면 경제도 훨씬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또 투자에 대한 관심을 개인재무 교육으로 연결하고, 다시 경제학으로 확장하는 교육도 효과적"이라고 했다. 대구경북 역시 투자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투자상품을 소개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저축과 신용관리, 자산배분 등 생활 속 금융을 이해하는 교육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한국처럼 주식시장 상승으로 젊은 세대의 투자 열기가 높아지는 상황일수록 단기 매매보다 '장기 투자의 원리'를 이해하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가가 급등한 한국의 경우, 특정 종목 하나에 전 재산을 투자하면 금방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좋은 투자 전략은 아니다"면서 "우리가 가르치는 것은 단기 수익이 아니라 평생 안정적인 자산을 만드는 투자다. 30년 이상의 장기 성과와 안정성을 함께 보는 투자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대구경북도 마찬가지다. 학생뿐 아니라 사회초년생, 직장인, 은퇴세대까지 생애주기에 맞는 금융교육을 확대해야 투자 열풍이 건전한 투자문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범보 CEO는 또 '쉽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워런 버핏도 장기적으로는 S&P500의 수익률이 자신의 회사보다 더 좋을 수 있다고 말한다"면서 "젊은 사람들에게 장기투자의 원리를 반드시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조급해하지 말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투자 열풍이 확산한 대구경북에도 적용된다. 단기 수익률보다 위험을 이해하고 분산투자와 장기투자의 원칙을 익히는 것이 '코스피 시대' 투자자의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끝으로 범보 CEO는 투자자들에게 '인내심'을 거듭 당부했다. 그는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단순하다. 인내심을 갖고 평생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라는 것이다"면서 "젊을 때 좋은 선택을 하면, 나이가 들었을 때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돈도 마찬가지다. 가능한 한 어릴 때부터 저축과 투자를 시작해 꾸준히 좋은 선택을 이어간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그 차이는 더욱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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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윤

영남일보 정지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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