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전 세계적으로 옷이 넘쳐난다. 얼마나 많은 옷을 생산하는지 의류회사가 투명한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지만 전 세계에 연간 약 1천억 벌의 옷을 지어 800억 벌만 정상적으로 판매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나머지 200억 벌 중 일부는 아웃렛이나 반짝 세일에 나간다. 또 일부는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 같은 곳에 버려진다. 2021년 한 보도에 따르면 패스트 패션 의류 3만9천t이 그곳에 버려져 조그마한 산을 이루었고 또 얼마는 소각되었다고 한다. 소각될 때 합성섬유와 염료에서 나온 유독가스가 인근 마을로 흘러들어갔다. 브랜드 회사도 보관·분류·수송·재활용·재판매하느니보다 쉽고 비용이 적게 드는 폐기처분을 선호한다. 이에 EU에서는 폐기물 처리에 드는 비용까지 생산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법을 제정하여 과잉생산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다.
옷은 대체로 값이 싸다. 그 이유는 노동환경이 열악한 나라에 외주를 줘서 만들기 때문이다. 미국의 자국 생산 옷은 3%뿐이다. 최신 유행을 빠르게 반영해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생산하고 유통하는 것을 '패스트 패션'이라 하는데 예컨대 자라, H&M, 유니클로의 옷은 대부분 그런 식으로 만든다. 저렴하기 때문에 많이 산다. 1980년에 미국인은 평균 12~14벌의 옷을 샀지만 2018년엔 68벌을 샀다고 한다. 1960년대에 미국은 가계지출 중 의복비로 10.4%를 썼으나 현재는 그때보다 5배 더 많이 사면서도 2.5%에 그친다. 의류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매년 증가하지만 이 산업만큼 환경, 노동조건 등에 대해 규제를 하지 않는 산업도 드물다. 폴리에스터나 합성섬유 생산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 가스는 일본 전체가 내놓는 양과 비슷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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