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 '나무의 노래' 포스터. <knn 제공>
오는 17일 대구 한일CGV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나무의 노래'가 관객들을 만난다. 미국 대학에서 오랫동안 제자들을 가르친 이지수 박사(88)의 삶 후반전을 조명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단순한 환경 보호 메시지를 넘어 인간과 자연, 존재와 존재 사이의 깊은 '연결감'을 탐구하는 명상록에 가깝다.
의친왕의 딸이기도 한 이 박사는 은퇴 후 안락한 노후 대신 중남미 니카라과의 황폐한 황무지로 향했다. '지구에 산소를 선물하자'는 목표 하나로 여의도 면적의 6배에 달하는 땅에 홀로 1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거대한 숲을 조성했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백마를 타고 밀림을 누비며 나무를 돌보는 그의 삶은 '은퇴 이후의 삶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 '나무처럼 조건 없이 베푸는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실존적 질문을 던진다.
연출을 맡은 진재운 감독은 경북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방송기자로 활동하며 '위대한 비행', '물의 기억', '무경계' 등을 제작했다. 뉴욕 페스티벌 금상과 최고상을 여러 차례 거머쥔 국내 대표 생태 인류학 다큐의 거장이다.
영화 상영 직후에는 시인이자 문장가인 이동순 영남대 명예교수와 진 감독이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GV)가 펼쳐진다. "나무를 심는 사람은 미래를 믿는 사람이다"라는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바탕으로, 자연과의 공존, 마음의 여백, 현대인의 에고(Ego)를 내려놓는 생명의 울림에 대해 깊이 있는 인문학적·철학적 담론을 나눌 예정이다.
행사를 기획한 라나임 기획자는 "울창한 나무 앞에서 우리가 고집해 온 작고 단단한 에고가 스르르 무너져 내릴 때 비로소 모든 존재와 연결되는 치유와 안도감이 찾아온다"라며 "가을밤, 대구 시민들의 지친 일상에 청량한 숲의 숨결과 따뜻한 위로가 닿기를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상영회는 부산에서 시작된 '100개의 극장 만들기' 및 '시민 100인이 함께 영화 보기' 문화 캠페인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대구의 문화적 도약을 꿈꾸는 '나발위원회'(심대현, 김태훈, 이형호, 류경모, 피재철, 송미령)가 힘을 보태며 적극적인 지원사격에 나섰다.
한편 다큐멘터리 '나무의 노래'는 2026 뉴욕 페스티벌 TV & 필름 어워드에서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3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막을 올린 제5회 하나뿐인 지구영상제 개막작으로 상영돼 큰 호응을 얻었다.
이준희 시민기자 ljoonh11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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