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대로 또 하나의 '맹탕' 인사청문회였다. 신약 로비 의혹이 불거진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의 셀프 해명과 여야의 의미 없는 말싸움으로만 채워졌다. 의혹의 핵심 당사자와 관련자들의 증언이 배제된 탓에 실체를 가려낼 길이 처음부터 봉쇄돼 있었다. 결과적으로 청문회가 의혹을 해소하긴커녕 국민 불신만 키운 꼴이다. 국민의힘은 신약 청탁 의혹 규명을 위해 로비 브로커와 기업 관계자 등 10여 명의 핵심 증인 채택을 요구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의 전면 거부로 끝내 무산됐다. 민주당은 '과거 검찰 수사에서 이미 정리된 사안'이라며, 증인 채택은 소모적인 정치 공방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청문회를 증인 없이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라는 해괴한 논리까지 내세웠다.
민주당의 주장은 본말이 전도된 궤변에 불과하다. 형사 처벌 여부를 가리는 검찰 수사와 공직자로서의 도덕성과 적격을 평가하는 국회의 인사 검증은 다르다. 수사 기관의 무혐의 처분이나 불기소 판정이 국회 검증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한 상황에서 증인과 참고인의 입을 막아놓고 '수사를 거쳤으니 문제없다'고 우기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처사다. 증인과 참고인을 통한 교차 검증의 통로가 봉쇄된 청문회는 정치적 요식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국민이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는 이유는 여야의 말싸움을 관전하기 위함이 아니다. 국가 최고 법집행 기관을 이끌 수장으로서 적절한 인품과 자격을 갖추었는지 투명하게 검증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국민을 얕잡아보고 알 권리를 짓밟은 민주당의 오만한 행태가 개탄스럽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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