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4천65억 추경 투자…경기 5천465억 세출 구조조정
추경호 관사 폐지…추미애 12억대 관사 논란
대구는 인사 속도전…경기는 연기에 직원 95% 반발
추경호 대구시장이 집무실에서 민생경제와 조직 운영 등 시정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대구 달성군 다사읍 출신인 추경호 대구시장과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취임 70여 일 만에 엇갈린 행정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둘은 각각 경제관료 출신 3선 정치인과 판사 출신 6선 정치인으로 중앙정치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각각 계성고와 경북여고 출신이어서 대구에선 이들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정부 수장이 된 뒤 행보는 크게 엇갈렸다. 추 시장은 경제·투자·조직 가동에 속도를 내며 '우리는 대구'라는 구호를 연신 외친다. 반면, 추 도지사는 재정·조직 재편 과정에서 호화 관사와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추 시장은 취임 첫날부터 대구 경제회생을 시정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가동하고 AI·로봇·반도체 등 미래산업 육성과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규제 완화에도 착수했다.
자연히 재정운영은 경기 회복과 미래 투자에 초점을 맞췄다. 민선 9기 첫 추경을 당초 예산보다 4천65억원 늘린 12조6천53억원으로 편성했다. 민생경제와 미래산업, 산업단지·교통 인프라에 재원을 집중 투자한다. 부족분은 지방채(1천90억원) 발행으로 메운다. 다소 부담이 있어도 투자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는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한 후 지출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이른바 '뺄셈 행정'이다. 추 지사는 5천465억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1천300여개 사업을 감액·조정했다. 확보한 재원은 노인 장기요양과 학교급식 등 필수 민생사업에 재배분하기로 했다.
단체장 관사를 둘러싼 대응도 엇갈렸다. 추 시장은 취임 전부터 시장 관사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북구 아파트를 직접 임차했고 기존 관사는 매각하기로 했다. 관사 운영에 따른 행정·재정 부담을 줄여 관련 재원을 시민에게 돌리겠다는 취지였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지난 11일 수원 광교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풍성한 추석 사랑나눔 전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경기도는 도청 인근 아파트를 보증금 12억2천만원에 임차, 추 지사 관사로 제공했다. 호화관사 논란이 불거졌다. 계약은 재정 비상 선언 이전에 이뤄졌지만, 5천억원대 세출 구조조정과 맞물려 논란이 커졌다. 지사직 사퇴 청원까지 나오는 상태다.
조직 운영 방식에도 차이가 났다. 추 시장은 취임 직후 간부 인사를 단행, 새 시정 체제를 곧바로 가동했다. 하지만 추 지사는 사업 재구조화와 조직개편을 이유로 하반기 정기인사를 내년 1월로 미뤘다. 이 과정에서 공직사회에선 소통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도청 노조가 직원 1천271명을 조사한 결과, 95.2%가 인사 연기 사유에 동의하지 않았다. 98.5%는 도지사와 직원 간 신뢰가 훼손됐다고 답했다.
추 시장은 '소통형·실무형·현장형'을 연신 내세웠다.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시민을 지역 현안을 풀어갈 파트너로 만나겠다고 했다. 취임 후에는 시민사회단체와 지역 현안을 논의했다. 주요 지역 현안을 놓고, 경북도와 적극 협의에 나서며 소통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조직 내부에는 공정한 평가와 성과를 주문한다. 추 시장은 지난 15일 간부회의에서도 '공정'과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조직이 돼서는 안 된다"며 "일하는 사람이 인정받고, 성과를 낸 사람이 정당하게 보상받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성과는 수치와 통계, 시민들의 평가와 체감도를 통해 실제 결과물로 확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승규
사실 위에 진심을 더합니다. 깊이 있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기록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