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60시간·76만원…10개월 인건비 총 3억8천만원
관련 역량 없어도 선발 가능…근무 태도 민원도
수성구 “첫해 미흡 확인…내년 인원·업무 조정”
지난 1일 대구 수성구 수성파크골프장에 배치된 노인일자리 참여자들 모습. 최시웅기자
대구 수성구에서 6년째 파크골프를 즐기는 A씨. 그는 최근 팔현·수성파크골프장에 배치된 노인일자리 참여자(파크골프 러닝메이트)들을 보면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용객 안전과 질서 유지를 돕는 인력이라고 들었지만, 여러 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특별한 업무 없이 구장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어서다.
A씨는 "노인 일자리 제공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한다. 다만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맡은 역할과 그에 따른 성과가 분명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을 몇 명 배치했느냐보다 현장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한데 지금은 그 역할을 체감할 수 없다"고 했다.
실제 지난 1일 취재진이 수성파크골프장을 찾아갔다. 노인일자리 참여자들은 일부가 서로 대화를 나누거나 몸을 풀며 쉬고 있었다. 휴대전화만 한참 동안 들여다보는 이들도 목격됐다. 이날 이들이 이용객에게 경기 방법을 안내하거나 질서를 유지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수성구와 수성시니어클럽에 따르면 '파크골프 러닝메이트'는 올해 처음 도입됐다. 참여자 50명을 팔현·수성파크골프장에 나눠 배치하고 있다. 오전 6~9시, 오전 9시~낮 12시, 낮 12시~오후 3시 등 3개 조로 나누고, 한 조당 약 8명이 활동한다.
주요 업무는 개장 전 줄서기 및 입장 질서 관리, 초보 이용자 안내, 안전사고 예방 및 구장 운영 보조 등이다. 월 60시간을 근무하고 주휴수당 등을 포함해 약 76만원을 받는다. 10개월 동안 50명에게 지급되는 참여자 급여는 총 3억8천만원이다. 재원은 국비와 시비가 절반씩 투입된다.
올해 수성구 노인일자리 참여 인원은 지난해보다 600명 이상 늘었다. 이에 새 활동처가 필요해졌고,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제안한 파크골프 러닝메이트를 새 일자리로 채택했다.
지난달 23일 대구 수성구 수성파크골프장에서 목격한 노인일자리 참여자들 모습. 최시웅기자
하지만, 이들의 근무 태도와 관련한 민원은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다. 참여자들이 몰려다니거나 근무 중 잡담을 한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들을 총괄하는 수성시니어클럽은 민원이 접수될 때마다 교육을 하고, 담당 직원의 현장 방문도 늘리고 있단다. 장시간 자리를 비우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잡담하는 행위는 하지 않도록 안내한다는 것이다.
'노인역량활용'이라는 사업 이름과 달리 파크골프 관련 역량이 참여자의 필수 선발 조건은 아니라는 점도 문제다. 실제 선발 때 파크골프 관련 자격이나 경력을 얼마나 반영했는지가 불분명하다. 선발 이후 제공되는 직무교육은 6시간에 그친다.
수성시니어클럽 황승민 실장은 "모든 노인역량활용사업엔 공통적으로 소득 수준과 의사소통·활동 능력 등이 평가된다"며 "국가자격증이 있으면 가점을 받을 수 있는데,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 자격도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선발 이후 참여자의 경험과 능력을 참고해 업무를 배정하고 있다"고 했다.
수성구청은 사업 시행 첫해인 만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노인일자리의 복지적 성격과 안전관리 업무의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참여자 연령과 신체 능력상 일반 일자리와 동일한 업무 강도를 요구하기 어렵고, 사고 예방이나 응급상황 대응은 평상시에는 역할이 눈에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수성구청 이승명 복지정책과장은 "파크골프가 확산하면서 현장 지원 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근무 내용과 인원에 대한 민원이 있다는 사실도 인지하고 있다"며 "내년엔 배치 인원과 업무 범위를 재검토하고 참여자들이 보다 분명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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