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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각각(時時刻刻)] 축제를 산업으로, 한류를 지역경제로

2026-10-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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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춘우 엑스코 대표이사 사장

전춘우 엑스코 대표이사 사장

"한국에 가고 싶어요." 해외 근무 시절, 자주 듣던 말이다. 이유를 물으면 K-POP과 한국 드라마, 한국 음식 때문이라고 했다. 문화가 여행을 부르고, 여행이 소비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미국 오스틴의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를 보면 축제가 어떻게 전시회와 합쳐져 도시경제를 움직이는지 알 수 있다. 음악에서 출발한 이 행사는 영화·미디어·기술·스타트업 등이 합류하면서 도시 전체가 하나의 플랫폼이 됐다. 참가자들은 행사장에만 머물지 않고 도시 곳곳에서 먹고, 자고, 만나고, 거래한다. 축제가 산업이 된 것이다. 재팬 엑스포 타일랜드도 인상적이었다. 음악과 애니메이션을 찾아온 사람들이 일본 음식을 먹고, 상품을 사고, 여행을 알아보고, 기업을 만난다. 축제이면서 전시회이고, 전시회이면서 관광이다. 일본은 문화를 관광과 비즈니스로 연결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대구는 어떨까. 대구에는 치맥페스티벌과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국제오페라축제가 있다. 동성로의 젊은 문화와 수성못의 야경도 있다. 경북에는 농식품과 경주·안동의 역사문화가 있다. 자산은 충분하다. 문제는 자산이 서로 연결되지 않은 채 흩어져 있다는 것이다.


대구를 찾은 해외 바이어가 낮에는 전시장에서 K-푸드·패션·콘텐츠를 살펴보고 상담한 뒤, 저녁에는 치맥페스티벌을 즐긴다면 어떨까. 다음 날에는 DIMF 공연을 관람하고 대구국제뷰티엑스포에서 지역 뷰티기업의 제품과 기술을 경험한 뒤 경주로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행사를 보고 떠나는 방문객이 아니라 대구와 경북의 다양한 매력을 두루 경험하는 방문객이 된다.


이제 축제와 전시회를 따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축제에서 사람을 모으고, 전시회에서 기업을 만나게 하자. 동성로에서는 음악과 패션을, 서문시장에서는 지역의 맛을, 수성못에서는 공연과 야간관광을 즐기게 하자. 지역기업과 대학의 현장에서는 AI·로봇과 같은 미래산업을 경험하게 하자. 이렇게 되면 축제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지역산업을 만나는 쇼룸이 되고, 전시회는 도시 전체를 경험하는 출발점이 된다.


이를 '대구형 한류 플랫폼'이라고 부를 수 있다. 새로운 축제를 만들기보다 이미 경쟁력을 갖춘 축제와 전시회를 연결하면 된다. 공동 프로그램과 통합 티켓을 마련하고, 외국인 관광객과 해외 바이어의 이동 동선을 고려해 도시의 경험을 설계하면 된다. 흩어진 점들을 연결하면 새로운 관광상품이 탄생하고, 나아가 산업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전시장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건물 안에 머무는 공간을 넘어 도시와 기업, 축제와 관광객을 연결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전시장은 도시의 현관이고, 도시 전체가 전시장이 될 수 있다. 사람은 하나의 콘텐츠에 이끌려 움직이지만, 오래 기억하는 것은 그곳에서의 전체 경험이다. 일본을 좋아해서 방문했다가 음식을 기억하고, 음식을 맛보러 갔다가 도시를 기억하는 것처럼 말이다.


대구도 그렇게 만들 수 있다. 축제를 소비하는 도시에서 축제를 통해 산업을 수출하는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대구의 다음 한류는 무대 위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거리와 시장, 전시장과 기업에도 있어야 한다. 우리가 가진 축제와 산업을 하나로 연결하는 순간, 대구 전체가 세계인을 맞이하는 하나의 무대가 될 수 있다. 축제를 산업으로, 한류를 지역경제로. 대구의 새로운 도전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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