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은석 영천아리랑 전수자는 영천아리랑이 가진 독창적인 선율과 가사를 보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전은석 전수자 제공
영천아리랑은 영천지역 특유의 정서와 생활상이 깊게 녹아 있는 향토 아리랑이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시절, 고향을 떠나 만주나 연해주 등으로 건너간 이주민(고려인)들이 불러 퍼뜨리면서 '국외 교포들의 향수를 달래주던 아리랑'이라는 역사적 상징성을 가진다. 중국 조선족 민요목록에도 등재되어 있을 만큼 국경을 넘어 민족의 한을 달랜 소리이다.
영천은 옛날부터 영남대로와 경북내륙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로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이 오가며 소리가 섞이고 발전했기 때문에, 타지역 아리랑의 요소들을 포용하면서도 영천 특유의 서정적이고, 단단한 기상으로 재해석된 독창성을 가졌다.
전은석(70) 영천아리랑 전수자는 영천아리랑이 가진 독창적인 선율과 가사의 가치를 일찍이 깨닫고, 이를 바르게 보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해 왔다. 스승들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정통성을 지키는 한편, 소리의 맥이 끊어지지 않도록 영천아리랑의 구전 정서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습득하는 데 힘써 왔다.
1997년 고(故) 정은하 선생의 제자인 박순경 선생에게 소리를 배우다가 2003년부터 정은하 선생으로부터 사사를 받아서 30여 년 동안 영천아리랑에 심취하여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그의 활동은 단순히 소리를 지키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공연 무대는 물론, 지역 주민들과 다음 세대에게 영천아리랑을 알리기 위한 교육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리랑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옛 노래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그의 말처럼 그의 열정은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2012년부터 영천아리랑 경창대회를 시작하여 지난 9월5일에 영천시민회관 스타홀 및 야외광장에서 제14회 영천아리랑제 및 영천아리랑 경창대회가 열렸다. 14회 동안 행사가 이어져 온 것은 지역 특유의 역사적·문화적 정체성을 확고히 뿌리내렸음을 의미한다. 주민들에게는 고유의 자부심을 심어주고, 사라져 가는 향토 소리와 전통문화를 후대에 안정적으로 전승하는 계기가 된다.
전은석 전수자는 영천아리랑이 지역을 넘어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강조한다. 전통의 틀을 굳건히 지키면서도, 현대인들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인 전은석 전수자는 "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잇는 힘이 있다. 영천아리랑이 지닌 따뜻한 위로와 흥이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전수자로서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우리의 소리를 향한 전은석 전수자의 묵직한 발걸음은 영천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영천아리랑의 선율이 더 멀리, 더 깊게 울려 퍼질 수 있도록 힘쓰고 있는 그는 영천시 각 경로당과 요양원 등에서 800회가 넘는 무료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전은석 전수자는 현재 영천시 향토무형문화유산 제1호 예능보유자, (사)영천아리랑연구보존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2020년 영천시 자랑스런 시민상(교육·문화·체육 부문), 경상북도 민요대회 최우수상, 상주전국민요경창대회 우수상, KBS 전국팔도아리랑경창대회 장려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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