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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관의 파워 서울TK] 나이트클럽 밴드에서 ‘21세기 대장간’ 수장으로

2026-10-13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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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성가 강동한 회장의 한호산업 성공 신화
단조공장 인수해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로 성장
방산·로봇 감속기 신사업 확장에 박차
대기업 불공정 행위 근절 및 뿌리산업 육성 강조

강동한 한호산업<주> 회장이 지난 7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끊임없이 기회를 창출하고 혁신하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다. 박진관기자

강동한 한호산업<주> 회장이 지난 7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끊임없이 기회를 창출하고 혁신하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다. 박진관기자

자수성가(自手成家). 물려받은 재산 없이 혼자 힘으로 집안을 일으킨 사람을 일컫는다. 이들은 대개 결단과 행동력이 빠르고, 직접 부딪혀 경험한 뒤에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자립과 성공을 향한 목표가 뚜렷하고 스스로를 신뢰하며 책임감이 강하다.


강동한 한호산업<주> 회장(68)은 자수성가한 기업인이다. 경북 포항에서 4남 2녀 중 다섯째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슬하에서 어렵게 자랐다. 성인이 될 때까지 가난과 결핍은 그를 불편하게 했지만, 넘지 못할 장애물은 아니었다. 경주고를 나와 장학생으로 경상대 사회계열에 입학했다. 학비를 벌어야 했기에 기타를 배워 야간엔 나이트클럽에서 밴드 생활도 했다. 덕분에 군 복무 땐 문선대에서 활약했다. 대학 졸업 후엔 자동차 부품 회사에서 8년간 인사, 노무 업무를 했다. 이후 빵집 사장, 세차장, 급유소, 자동차 정비공장 경영 등 여러 가지 일을 전전하다 1999년 IMF로 부도가 나 폐업한 단조(鍛造)공장을 인수하게 됐다. 창업자금 5천만원으로 시작해 현재 수천억대의 매출을 기록한 비결은 무엇일까.


▶ 한호산업은 단조공업협동조합 소속이다. 현재 이 조합의 이사장이기도 한데, 단조가 무엇인가.


"단조(鍛造)란 금속을 두드려서 만든다는 뜻이다. '21세기 대장간'이라고 보면 된다. 주조, 열처리, 금형 등과 같이 국내 6대 뿌리산업 중 하나다. 불에 달군 금속을 강한 압력으로 누르고 두드려 원하는 형태의 제품을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금속 내부의 조직은 치밀해지고 강도와 내구성도 향상된다."


▶ 한호산업 외에 한호에코스티<주>도 있던데, 어떤 기업인가.


"둘 다 자동차 동력전달계 부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제품의 종류는 80개 정도다. 이 가운데 샤프트나 주차기어 등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80%를 넘는다. 경주시 내남면에 있는 한호산업은 커넥터, 구동기어, 파크기어 모듈 등의 열간·냉간단조를 담당하고 영천시 금호읍에 있는 형제기업 한호에코스티가 정밀 가공·열처리를 맡는다. 듀얼클러치 변속기(DCT)에 사용되는 고정밀 기어, 모노블럭, 캐리어하우징 등에선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 2013년 가공사업 부문으로 설립한 한호에코스티가 2022년 독립 법인으로 분리됐다. 그해 제59회 무역의 날에 3천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하고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됐다. 동종 업계 대비 임직원의 급여도 150% 정도다.(웃음)"


▶ 해외에도 사업장이 있나. 제품의 수출 비중과 매출액은 어느 정도인가.


강동한 한호산업<주> 회장이 지난 7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기업은 모름지기 끊임없이 기회를 창출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관기자

강동한 한호산업<주> 회장이 지난 7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기업은 모름지기 끊임없이 기회를 창출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관기자

"미국 디트로이트에 영업지사(HANHOAMERICA)가 있고 캐나다 토론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영업사무소가 있다. 또 독일 바덴바덴엔 물류창고가 있다. 중국 베이징 현지법인까지 더해 국내법인 2곳, 해외지사 2곳, R&D센터 2곳이 있다. 2025년 기준 캐나다·미국·유럽·중국·일본·멕시코 등으로 수출하며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54%다. 작년 두 회사의 매출은 각 1천60억원, 686억원으로 총 1천746억원을 달성했다. 임직원은 1999년 5명에서 시작해 지금은 199명이다. 주요 고객사는 현대·기아차, GM, 포드, 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ZF(독일), LINAMAR(캐나다), 보그워너(미국) 등 글로벌 모듈 제조업체다."


▶ 위기는 없었나.


"1999년 이후부터 국내 자동차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면서 처음엔 순조로웠다. 하지만 2013년 영천에 900억 원을 투자해 공장을 증설하자 자금 압박을 받았다. 공장을 지어놓고도 직원과 장비가 부족해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미국과 독일 등지에서 수주를 받고도 절차가 길어져 애를 먹었다. 2006년 베이징한호<주>를 설립해 승승장구했으나 2018년 현대자동차와 함께 중국에서 철수한 아픈 기억도 있다. 또 코로나19 시기에 국가 간 봉쇄가 길어지는 바람에 수출 물류비가 7배나 급등해 꽤나 고생했다."


▶ 경영 리스크를 줄이는 복안이 있나.


"국내 자동차 부품사 가운데 자체 설계 역량을 갖춘 곳은 드물다. 부품 조립에만 그칠 게 아니라 제품 개발에서부터 참여해 소재·가공·설계까지 일괄 생산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이를 위해 경산 연구개발(R&D)센터를 중심으로 자체 설계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그래야만 독자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앞으로는 우리가 직접 설계한 제품을 중심으로 영업 전략을 짜는 한편 해당 설계 제품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일 것이다. 실질적인 예로 미국의 GM과 파킹브레이크 시스템 설계와 개발을 공동으로 할 예정이다."


▶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한 미래 전략은 어떤 게 있나.


"자동차부품에서 축적한 기술을 활용해 차량·농기계·건설기계 액추에이터, 방산 구동 모듈, 로봇 감속기 개발 등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방산 분야에서는 무인차량 관련 제품의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올해 말까지 영천공장에 감속기·액추에이터 생산라인을 구축해 신규사업 양산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매출 1조 원 달성과 함께 북미 현지 생산도 고려하고 있다."


▶ 한국의 제조업이 위기라고 한다. 대처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과거 우리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국은 저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구조였지만, 중국의 기술력이 급격히 높아진 데다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으로 인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또한 국내 노동자의 고령화에 따른 제조업 노동력 부족, 주 52시간제와 중대재해처벌법 등 규제 강화,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에너지 비용 상승 등이 맞물려 국내 생산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현재 미국과 중국이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업이 그 틈바구니 속에서 반짝 이익을 보고 있다는 점이다. 즉 미국이 고율관세와 공급망 배제, 자율주행 SW 금지 등을 통해 중국을 규제함으로써 기술 격차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제 관계는 언제든 급변하기에 우리는 이 기간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제품을 다양화하고,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 중소기업은 모든 산업의 뿌리라고 한다. 우리는 어떤 상황인가.


"영국이 대처 총리 집권 시기 신자유주의 경제정책(대처리즘)을 통해 영국의 고질적인 경제 불황을 극복하고 금융·서비스 중심의 성장을 이뤄냈으나, 전통 제조업 기반을 급격히 붕괴시켜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고 한다. 뿌리산업은 말 그대로 나무뿌리처럼 모든 산업을 지탱하는 국가 경제의 근본이다. 특히 우리와 같이 전쟁 위협을 안고 있는 분단국가에서 뿌리산업은 K방산의 원동력이다. 뿌리산업 기반이 튼튼해야만 외부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군수물자를 조달하고 무기를 지속해서 생산, 조달할 수 있다."


▶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바람직한 관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상생협력, 동반성장이 건강한 생태계다. 대기업은 중기에 비해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는데, 이를 남용하지 않고 납품단가 후려치기, 기술 탈취, 대금지급 지연 등의 불공정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담당 공무원을 대기업에 상주시키도록 해서 상시 관리·감독해야 한다. 중소기업도 중견기업, 대기업이 되기 위한 도전을 게을리하지 말고 기술력을 키워 신제품을 공동 개발하는 등 대기업과 협력해야 한다."


▶ 기후변화 대응이나 기업의 사회 기부, 지배구조 등 ESG 경영에 관한 생각은 어떠한가. 또 평소 경영 철학이 궁금하다.


"환경 측면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2013년 <재>강동한문화장학재단을 설립해 지역 인재 육성과 소외계층 지원을 위한 장학사업 및 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와의 협력·상생, 노인 일자리 연계, 희망나눔 봉사활동 등을 이어가고 있다. 지배구조 면에서는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과 이사회 전문성·독립성 강화를 통해 투명한 경영을 지향한다. 경영이념은 끊임없이 기회를 창출하고 혁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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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관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고자 하는 서울본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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