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 약속 실천 과제
초심은 성과로 증명해야
중앙 경험, 군정의 동력
신도시와 원도심 상생
군민이 체감하는 변화
장석원 경북본사 부장
예천군수 집무실의 달력은 아직 7월이다. 10월인데도 석 장을 넘기지 않았다. 안병윤 군수가 취임 당시의 초심을 잊지 않으려 일부러 그대로 두었다고 한다. 시간은 흐르되, 시작할 때의 각오만큼은 붙잡아 두겠다는 뜻이다.
군수실의 7월 달력이 감성적 장식에 그치지 않으려면, 안 군수 자신을 향한 서늘한 질문이어야 한다. '취임 첫날의 약속을 지금도 지키고 있는가.'
군민들이 바라는 초심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약속했던 변화가 일상에서 확인되는 것이다. 행정의 문턱은 낮아지고, 오래된 현안에는 해법이 제시돼야 한다. 특히 신도시의 성장과 원도심의 쇠퇴가 공존하는 예천에서 군수의 역할은 무겁다. 중앙정부의 정책을 기다리는 수동적 행정에서 벗어나 지역 현실을 국가 정책에 반영시키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안 군수는 취임 직후인 7월과 9월 두 차례 행정안전부를 찾았다. 최근 정부는 예천군을 '인구감소관심지역'으로 새롭게 지정했다. 신도시 인구 증가에 가려졌던 원도심의 고령화와 인구 유출 문제를 중앙정부에 설명해 온 노력이 일정 부분 결실을 본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 과정에서 안 군수의 이력이 빛을 발했다. 행안부 교부세과장과 부산시 행정부시장을 거친 행정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는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 구조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강점이 됐다. 중앙의 정책 흐름을 읽는 능력과 지역 현안을 풀어내는 추진력이 결합할 때 지방자치단체의 목소리가 얼마나 힘을 얻을 수 있는지 보여준 셈이다. 앞으로의 군정에 기대를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관심지역 지정이 소멸 위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지원의 범위와 한계를 살피고, 이를 지역 발전으로 연결할 사업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 중앙정부의 정책을 잘 이해하는 안 군수라면 '신도시와 원도심의 격차 극복'이라는 까다로운 방정식에도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
이제 필요한 것은 구체적인 실행이다. 신도시 청년들이 원도심에서 기회를 찾을 '청년 창업·돌봄 융합 공간', 관광객이 지역에 머물며 소비하는 '주말 거주형 생활인구 모델', 고령화된 읍·면 주민들의 일상을 지탱할 '이동형 기본서비스망'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사업의 규모가 아니라 군민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느냐다.
예천의 미래는 신도시의 성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신도시의 활력을 기존 읍·면으로 확산시키고, 인구 유출로 약해진 지역 기반을 다시 세워야 한다. 중앙에서 쌓은 경험이 지역 현실과 만날 때 행정의 진정한 가치가 드러난다.
안 군수는 취임하며 "말보다 실천으로, 계획보다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공무원과 군민이 함께 연구하고 고민하는 행정을 펼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고 있다. 관심지역 지정은 그 약속을 실천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그러나 행정의 실력은 중앙정부의 문을 여는 데 그치지 않고 얻어낸 기회와 자원을 지역의 체질을 바꾸는 성과로 연결할 때 증명된다.
군수실의 7월 달력은 지나간 시간을 추억하는 수집품이 아니다. 중앙과 지방을 두루 경험한 단체장이 예천의 내일을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상이어야 한다. 취임 첫날의 다짐이 군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이어질 때, 달력을 넘기지 않은 이유도 완성된다. 안병윤 군수의 7월 초심이 예천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실질적인 성과로 증명되기를 기대한다.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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