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61024022475506

마라탕 넘어 훠거·밀크티까지…‘C-브랜드’ 대구 시장도 흔든다

2026-10-24 12:36
  • 가
  • 가
  • 가
  • 가
  • 가
대구 동성로에 위치한 하이디라오 외관. 지난해 12월 개점했다. 조현희기자

대구 동성로에 위치한 하이디라오 외관. 지난해 12월 개점했다. 조현희기자

"더 이상 부산이나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돼서 좋아요."


지난 11일 하이디라오 대구점을 찾은 안경은(27)씨는 반가움을 드러냈다. 하이디라오는 최근 한국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 훠거 브랜드다. 지난해 12월 대구에도 문을 열었는데 개점 초기부터 현재까지 매일 소비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안씨는 3년 전 서울에서 처음 맛본 하이디라오의 매력에 빠졌는데, 그동안 대구에는 매장이 없어 부산점을 찾는 일도 많았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6시쯤 찾은 매장은 대기번호 38번을 받고 1시간을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었다. 개점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주말 기준 3시간을 넘게 기다려야 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커머스 플랫폼을 넘어 오프라인 식음료 브랜드까지 중국 기업의 한국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학가 등 학교 주변을 강타한 마라탕을 시작으로 훠거·밀크티 등 중국 음식을 파는 프랜차이즈가 세를 불리고 있다. 아직 'C-브랜드'들이 국내 외식업계를 위협할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자본력을 무기로 적극 진출할 경우 지역 상권과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이디라오 훠거 메뉴. 원하는 탕과 재료를 주문하고 양념을 직접 만들어 즐길 수 있다. 조현희기자

하이디라오 훠거 메뉴. 원하는 탕과 재료를 주문하고 양념을 직접 만들어 즐길 수 있다. 조현희기자

하이디라오에서 수시로 진행하는 중국 변검술 공연. 하이디라오를 대표하는 퍼포먼스다. 조현희기자

하이디라오에서 수시로 진행하는 중국 변검술 공연. 하이디라오를 대표하는 퍼포먼스다. 조현희기자

◆하이디라오·차백도 대구서도 문전성시


국내 시장에서 이미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마라탕에 이어 훠거, 밀크티 브랜드도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중국 훠거 브랜드 '하이디라오'는 국내 주요 상권에 매장을 확대하며 중국식 훠궈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서울·부산에 이어 지난해 12월 대구에도 문 열어 한국에서 11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 입점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는 개점 시기를 묻는 문의가 잇따랐고, 매장이 들어설 위치를 추측하는 글도 올라오는 등 폭발적인 관심이 이어졌다.


하이디라오의 한국 법인 하이디라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천177억원을 올렸다. 전년보다 50.9% 증가한 수준이다. 2020년 140억원과 비교하면 5년 새 8배 이상 급증했다. 단순히 음식 맛보다 네일아트와 이색 공연, 생일 이벤트, 무료 간식 등 차별화된 서비스 경험으로 인기를 구축했다.


밀크티 브랜드 '차백도'는 2024년 한국 진출 이후 올해 대구 신세계백화점과 동성로에도 잇따라 매장을 열어 매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른바 '장원영 밀크티'로 유명한 브랜드 차지(CHAGEE) 역시 지난 4월 서울 용산점에 국내 첫 매장을 오픈할 당시 대기 번호가 1천번이 넘어갈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으며, 이후 온라인에 후기가 잇따랐다.


마라탕 브랜드의 성장세도 여전히 눈에 띈다. '탕화쿵푸'의 전국 매장 수는 올해 560개를 넘어섰다.


올해 대구 신세계백화점 내 입점한 중국 밀크티 브랜드 차백도. 차백도 대구신세계점 제공

올해 대구 신세계백화점 내 입점한 중국 밀크티 브랜드 '차백도'. 차백도 대구신세계점 제공

중국 밀크티 브랜드 차백도의 대표 메뉴인 수제 흑당 버블티. 독자 제공

중국 밀크티 브랜드 차백도의 대표 메뉴인 수제 흑당 버블티. 독자 제공

◆中 시장 둔화로 한국 진출, 심리적 거리감도 줄어


중국 외식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활발해진 배경으론 중국 내수시장의 성장 둔화와 한국 시장의 높은 소비력, 트렌드 파급력이 꼽힌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4년 중국 요식업 매출은 전년 대비 5.3% 늘어난 5조5718억위안(약 1천77조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20.4%)보다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다. 성장 한계에 부딪힌 중국 외식 브랜드는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특히 한국은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면 SNS 등을 통해 주변 국가로도 진출하기 쉬워 '테스트베드'로서의 가치가 높다는 분석이 있다.


기존 음식점과 차별화된 환경과 서비스도 인기 요인이다. 이은희 인하대 명예교수(소비자학과)는 "요즘 중국 프랜차이즈들을 보면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중국에 대해 지저분하다는 인식과 달리 청결성과 서비스의 질이 수준 이상"이라며 "이국적인 경험까지 할 수 있어 가격대가 있더라도 소비자들이 찾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중 간 관광이 늘면서 중국 문화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무비자 입국으로 중국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면서 현지에서 경험한 음식을 국내에서도 찾는 경향도 나타난다. 지난해 상해 여행을 다녀온 이민하(30)씨는 "중국에서 먹어보고 맛있었던 음식을 한국에 와서도 찾아보게 된다"며 "위생을 걱정했는데 막상 가보니 큰 브랜드들은 깔끔했다. 여행 당시의 추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어 자연스럽게 찾게 된다"고 말했다.


한·중 간 관광이 늘며 중국 외식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중국 상해 와이탄 풍경. 게티이미지뱅크

한·중 간 관광이 늘며 중국 외식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중국 상해 와이탄 풍경. 게티이미지뱅크

◆소상공인들 "확장 계속될까 우려…경쟁 어려워"


다만 중국 브랜드 소비가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을 경우 지역 소상공인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명예교수는 "중국 브랜드를 소비자들이 잠깐 경험할 것이냐, 재방문할 것이냐가 관건인데 계속 방문할 소지가 있어 보인다"며 "이 경우 소상공인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소상공인들 역시 중국 브랜드의 확산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동성로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박세진(38)씨는 "아직까지 중국 브랜드 때문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매장이 계속 늘어날까 봐 걱정이 된다"며 "자본이나 마케팅에서 개인 사업자가 따라가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의 또 다른 외식업 종사자 김현구(45)씨도 "글로벌 브랜드가 단순히 한두 곳 들어오는 수준을 넘어 계속 확장한다면 지역 상권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중국 외식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 확산하자 지역 소상공인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은 대구 대표 상권인 동성로 풍경. 영남일보 DB

중국 외식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 확산하자 지역 소상공인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은 대구 대표 상권인 동성로 풍경. 영남일보 DB

이 가운데 지자체나 유관기관이 소상공인과 지역 대학의 협업 기반을 마련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박태경 영남대 교수(경영학과)는 "소상공인이 자생력으로만 중국 브랜드와 경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소상공인의 사업 경험에 대학생들의 트렌드 감각과 마케팅 역량을 접목해 브랜드의 차별화를 꾀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소상공인은 상품을 사업화하는 데 강점이 있지만 최신 유행이나 기획에는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고, 대학생들은 트렌드에 밝지만 이를 실제 사업으로 구현하는 경험이 부족하다. 서로의 강점을 결합하면 새로운 기획은 물론 향후 청년 창업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 이미지

조현희

현실적 낭만주의자. 용기와 진실을 추구합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생활/문화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