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 빅타이거그룹 대표·기타리스트
공연을 마칠 때면 필자는 관객들에게 늘 비슷한 이야기를 건넨다.
"우리들의 일상이 여러분들에게 얼마나 특별한 하루가 될 수 있는지 잘 알기에 언제나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부디 오늘의 기억이 한 달, 아니 일주일만이라도 여러분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데 작은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예술가에게는 수많은 공연과 전시 중 하루일지라도 관객에게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특별한 날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고,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예술가가 무대와 작품에 쏟은 시간과 노력이 관객의 삶과 만나는 순간, 예술은 창작자의 손을 떠나 새로운 의미를 얻는다.
모든 관객을 만족시키는 예술은 존재하기 어렵다. 취향과 감수성, 작품을 해석하는 방식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관객들은 예술을 통해 무언가를 얻기를 기대한다. 잠시 쉬어갈 여유일 수도, 마음을 다독이는 위로일 수도 있다. 때로는 오래전 들었던 음악 한 소절이 문득 떠올라 평범한 하루를 다르게 느끼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예술의 가치는 작품 자체에만 머무르지 않고 그것을 경험한 사람의 삶 속에서 확장된다.
예술가 역시 무대 밖에서는 현실을 살아가는 한 사람이다. 창작의 고통과 불확실한 생계 속에서도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고 관객과의 만남을 이어간다. 그 과정에서 예술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는 일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그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가닿는 일이다. 자신이 표현한 감정과 생각이 타인의 경험과 만나 공감을 만들어낼 때, 창작은 개인의 표현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는 통로가 된다.
삶은 언제나 녹록지 않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고, 당장의 현실을 감당하느라 자신을 돌아볼 여유조차 잃기 쉽다. 예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다. 그러나 익숙한 일상을 낯설게 바라보게 하고, 타인의 삶과 감정을 상상하게 하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다. 예술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힘은 어쩌면 이러한 경험에서 비롯되는지도 모른다.
예술의 의미는 전시관과 공연장 안에서 완결되지 않는다. 작품을 경험한 사람이 일상으로 돌아간 뒤에도 그 여운이 남아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이나마 바꾼다면, 예술은 제 역할을 다한 셈이다.
오늘도 누군가는 무대에 오르고 누군가는 객석을 찾는다. 그 만남이 잠깐의 감동에 그치지 않고 각자의 삶을 지탱하는 기억으로 남기를 바란다.
당신의 삶에 언제나 예술이 깃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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