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체육공원에 울려 퍼진 16개국의 선율과 2천200여명의 환호는 화려했다. 지난 18일 열린 '외국인주민 문화축제'는 낯선 타국 땅에서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이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안겨줬다. 저출생과 청년 유출로 제조업의 실핏줄이 말라가는 구미국가산단에서 대체 불가능한 생산의 주역이 된 지 오래지만, 그들 외국인 주민이 공장 문을 나서는 순간 마주하는 일상은 여전히 가혹하다. 아플 때 병원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거나 행정 서식 한 줄을 이해하지 못해 폐쇄적인 공간 틈새로 내몰리는 것은 산업 역군이라 부르면서도 이웃으로 품는 제도가 미약한 탓이다.
구미시 인구의 2%(9천100명)를 훌쩍 넘어선 외국인 주민에게 지역사회의 이해도를 높여주기 위한 구미시의 '문화·생활 이음투어'와 다국어 생활 가이드북 구상은 그래서 더욱 반갑다. 채용 박람회를 뛰어넘는 직무 체험, 관공서와 의료기관 동선 안내는 초기 정착의 애로를 줄이는 유효한 비책이 될 수 있어서다. 지방소멸이라는 거대한 파고 앞에서 외국인 주민 정주 여건 개선은 시혜적 배려가 아닌 지역 생존의 필수 조건이다. 모국어로 위급 상황을 상담할 상시 의료 통역망, 불합리한 노동 현장을 구제할 옴부즈만, 이주 노동자가 지역의 의사결정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거버넌스 결합이 필요한 이유다. 번 돈을 고국으로 부치기 급급한 '임시 체류자'가 아니라, '산업 역군'으로 가족을 꾸리고 정주하면서 세금을 내는 '당당한 구미시민'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출퇴근에서부터 병원 로비, 주민센터 창구에서 그들이 느끼는 소외의 깊이를 낮추려는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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